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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대한민국, 복지논쟁이 '뜨는' 이유는?

2011 대한민국, 복지논쟁이 '뜨는' 이유는?

지난주 금요일밤 SBS 시사토론으로 방송된 <'무상복지' 논쟁, 누가 옳은가?>편이 시청률 3.5%(점유율 9%)로 막을 내렸습니다. 지상파 토론 프로그램으로서는 '연중 최고치의 하나'라고 할만큼,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시사토론 홈페이지 게시판 역시 수백 건의 시청자 의견과 댓글이 홍수를 이뤘습니다. 방송을 기획했던 저로서도 깜짝 놀랄 만큼이었다고 할까요.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요한 평가 잣대의 하나라는 점은 모두들 동의하실 겁니다.

참고로 지난해 SBS 시사토론의 최고시청률은 4월 9일에 방송됐던 <천안함 사건, 남은 의혹은?>편으로 3.9%를 기록했습니다. 천안함 토론의 경우,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침몰 원인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에 전국민의 이목이 쏠려있던 상황인만큼 쉽게 이해가 갑니다만, 이번 복지토론에 대한 높은 시청자 관심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술적인 분석을 잠시 해봅니다. 사실 복지토론 당시 편성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저희 시사토론에 앞서 KBS에서 '이태석 신부, 세상을 울리다'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 토론 초반부 30분 정도와 맞물려 방송됐습니다.

이 다큐는 아프리카에서 선교 활동중 운명하신 고 이태석 신부를 다룬 프로그램으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분당 시청률을 분석해보면 문제의 30분간 이태석 신부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10%를 넘나드는 수준입니다. 평상시 프로그램이 1~3%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희로선 엄청난 강적을 만난 셈입니다.

따라서 타사 프로그램의 열세 덕분에 낙수효과를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그럼 뭘까요? 저는 최근 한국사회 저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복지' 이슈에 대한 열망이라고 봅니다. 

IMF 이후 경제 양극화로 소득분배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지적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몇몇의 통계만 들여다봐다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28명꼴로 OECD 최고, 출산률 1.19로 OECD 최저, 연평균 근로시간 2255시간으로 최장. 행복해지기 참으로 어려운 환경입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가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부른 점도 이같은 한국사회 현실에 연관시켜 설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이제 복지에 대한 '사회적 감각'을 얻었다고 표현했더군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증가 등으로 인해 복지가 선택이 아닌 절실한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이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라는 얘기지요.

야권은 물론이고 박근혜, 오세훈, 김문수 등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들도 복지 논쟁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보편복지냐 선별복지냐, 증세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등이 우선적인 쟁점이 될 테고요. 향후 유권자들의 복지 욕구를 얼마나 진정성있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대선구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봅니다.

2011년 올 한 해 대한민국 복지논쟁,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합니다. 시사토론의 연출자로서 그 흐름을 잘 관찰해, 생산적인 논쟁의 장을 만드는데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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