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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고위공직자의 숨은 그림 찾기

전직 고위공직자의 숨은 그림 찾기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보관중이던 자신의 그림을 잃어버렸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알버트 쉔크라는 네덜란드 화가가 그린 것으로 가로 1미터 세로 1.5미터의 대형 작품입니다. 유 전 장관이 지난 88년 5만 파운드, 현재 환율로 9천여만 원을 주고 샀다고 합니다. 자주 거래되는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서 현재 시세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사려는 사람이 없어 산 가격보다 현재 가치는 더 낮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거래된 작가의 다른 작품 가격을 참고로  작품 크기에 따라 산술적으로 평가하면 현 시세로 2억 원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유 전 장관은 장관 재임 시절 공관에 이 그림을 걸어 두었는데 일부 손상된 부분이 있어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통해 보수를 의뢰합니다.

그 때가 98년입니다. 몇 개월만에 보수는 끝났지만 유 전 장관은 보관하기도 어렵고 해서 바로 그림을 찾아가지 않고 미술관측에 보관을 맡깁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자신의 그림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찾기 위해 수소문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공식 절차를 밟아 미술관측에 보수와 보관을 의뢰했던 것이 아니라 당시 관장을 통해 개인적으로 부탁했던 것이라 남아 있는 자료가 전혀 없었습니다. 미술관에 개인 소장품을 맡기려면 서류를 작성해 정식 등록하도록 규정한 미술관 내규를 어긴 결과였습니다.

유 전 장관 입장에서는 아끼는 개인 소장품을 잃어버려 안타까웠겠지만 당당하게 찾아달라고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유 전 장관의 숨은 그림 찾기로 또 한 번 고위공직자들의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별짓지 못하는 편법적인 행태가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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