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까지는 괜찮더니 너무 추운 탓인지 어제 아침부터는 물이 나오지 않네요. 시에서 물 받아 먹기는 60년만에 처음이예요."
연일 영하 20도의 한파가 몰아친 충북 제천지역의 일부 산골마을에서는 간이상수도가 얼거나 계곡 수원이 말라붙어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덕산면 금곡리 18가구 36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공동 물탱크(10t)에 저장된 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간이상수도에 연결된 수원이 말라붙으면서 10여 가구가 17일 아침부터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진석희(40) 이장은 "3년 전에 물이 모자라 제한급수를 한 적은 있지만 어제 아침부터는 아예 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아침 일찍 마을 뒷산 물탱크를 확인해보니 물이 꽁꽁 얼어 면사무에서 식수 2t을 긴급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원이 얼어붙고 물탱크에서 각 가정으로 이어지는 수도관이 얼어 물을 받을 수가 없다"면서 "오늘은 제천시 수도사업소에서 6t 가량을 지원받았다"고 덧붙였다.
마을 공동물탱크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 사는 최영선(79.여)씨는 "그제 저녁까지 수돗물을 받아 밥을 지었는데 어제 새벽에 일어나 수도꼭지를 틀었더니 물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시집오고 60년 만에 먹을 물을 지원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연일 영하 20도가 넘는 강추위로 수도관이 얼어붙은 것 같다"면서 "우선은 면사무소에서 물을 받아 밥은 지어 먹지만, 당장 설거지와 빨래를 하기 위해 집 앞 계곡의 얼음을 깨고 물을 길어와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지하수를 이용해온 단양군 어상천면 대전1리와 용곡1리 2개 마을도 최근 이어진 강추위로 수도관이 얼어붙어 지난주 금요일 제천소방서 어상천 안전센터에서 생활용수 6t, 면사무소에서 먹는 물 1t을 긴급 지원받았다.
제천시 이영희(51) 덕산면장은 "연초까지 금곡리 18가구가 그럭저럭 물을 쓸 수 있었는데 이번 주부터 갑자기 식수가 부족해 16-17일 시 수도사업소 등에서 10여t의 물을 지원받고 있다"면서 "며칠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물이 더 부족하면 물을 추가로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 시.군 관계자는 "계속된 한파로 물 공급이 원활치 못한 마을이 늘고 있으나 해마다 취수장과 급수관로를 교체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천.단양=연합뉴스)
"물 받아 먹기는 60년만에 처음이예요"
충북 제천.단양 산골마을…혹한에 식수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