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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전의경 가혹행위

영등포서 집단구타

끊이지 않는 전의경 가혹행위

 '국회경비대 전의경 성추행 의혹' 기사를 쓴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집단 구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경'(군대로 치면 이등병)이 선임 4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아들이 맞았다는 말을 들으면 애지중지 키우던 그 부모님 속은 얼마나 타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가혹행위는 계속 반복만 되고 있습니다. 충남경찰청 등에서 터진 전의경 가혹행위 사고로 경찰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모두 다 공염불에 그친 거죠. 오늘은 보도 내용에 싣지 못한 조금은 당황스러운 해당 부대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외곽취재가 되어 있었기에 제대로 확인하겠다며 해당 부대인 영등포서 전의경 중대로 달려갔습니다. 역시나 복무하고 있는 전의경 친구들의 답변은 한결 같았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 들어본 적 없는데요.' 보안 개념을 확실하게 배운 거죠. 하지만 제 질문에 답하는 그들의 태도는 역시나 순수한 청년들이었습니다. 안절부절, 우물쭈물. 확신을 갖고 대놓고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해당 부대 경찰관계자 방에 앉아 얘기를 시작했지요.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털어놓았지만 역시나 외부엔 조금 축소하려는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자신들은 대처는 확실했다는 것만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해당 관계자가 했던 말의 일부를 실어봅니다.

1. 구타 원인이라는 게 계속 바뀝니다.

= 지금은 구타를 일체 못하게 하잖아요. 못하게 하는데 청소과정에서 느리다고 때린 거죠.

= 말대꾸를 하니까. 그것에 대해서 주의를 주다보니까….

= 그 선임대원이 피해 대원하고 감정적으로 부딪힌 거에 대해서 지나가다가 담배피면서 얘기하다 보니까, 다른 선임들이 '야 그건 말이 안 된다, 이제 군대생활 시작하는 애가 그렇게까지 하면 되겠냐' 한 거죠. '자기들이 생각하기엔 하극상인다, 그냥 용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교양과정에 그렇게 돼 버린 거죠. 담배 피는 장소에서.

2. 때린 정도가 별 것 아니랍니다. 문화가 바뀌어서 구타가 됐다는 거죠.

= 때린 게 아니라, 교통장갑 있지 않습니까. 흰 장갑으로 친 거예요. 그런데 그 것 자체도 저희는 구타로 본 거죠. 그거 용서 안 합니다.

=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요새는 막 두드려 패고 하면 진짜 죽습니다.

3. '해당 사건의 발생 자체가 문제'라는 접근 보다는 직무고발 했으니까 자신들은 잘했다는 말을 계속 강조합니다. '쉬쉬'하지 않고 제대로 처리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 아닐까요? 제가 보기엔 당연한 걸 했는데 잘했다고 기사까지 써달라더군요.

= 거기다 합의나 뭐 이 자체를 저희는 인정 안 합니다. 피해자가 ‘아, 뭐 그냥 봐줘야겠습니다.’ 이런 것도 저희는 인정 안 합니다.

= 저희가 (고발) 한 겁니다. 인지를 했으니까. 상담을 통해서 그렇다고 하니까 그래? 하고 직무 고발했습니다. 그걸 뭐 옛날식으로 '야 그거 없었던 걸로 해' 그런 건 없습니다. 무조건 직무고발을 하게 돼 있습니다. 청장님 의지가 무조건 근절을 시키라는 것이기 때문에...

= 24시간 항상 같이 붙어있지를 못하다보니…. 교관을 찼다고 하는데 용서가 안 되죠. 그래서 형사계에서 조사할 수 있도록 저희로선 조치 다했고요.

= 이제 지금은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거든요. 전의경 문화 자체가 패러다임 혁신하느라 서울청장 바뀌고 굉장히 좋아졌어요. 자기들이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 등 자유를 많이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옛날처럼 저희 군대 생활했던 그런 개념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서울청 같은 경우는 작년에 두 개 부대를 해체했잖아요. 그리고 지금 제일 걱정하는 건, 사건을 묻어버리는 직원까지도 용서를 안 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직원까지도 형사입건 시킨다는 거니까요. 막말로 저희도 직장인인데 형사입건 당할때까지 그냥 있겠습니까. 방치하고 그런 건 아니죠.

경찰청에서는 해당 소대장에 포상을 주겠답니다. 대충 넘어가려하지 않고 직무 고발했다는 이윱니다. 발견도 잘 했고요. 그렇다고 거기에 포상을 주면 다른 경찰들도 자신이 지휘하는 소대 아이들이 사고라도 치길 바라야 되겠군요. 그리고 다른 곳에 말하지 않고 자신에게 말하게 해야 하고요.

같은 선상의 고민으로 윗 사람이 잘 되겠다고 가행한 선임병을 과도하게 처벌하는 일도 없도록 객관적인 해결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조건적인 형사처벌도 그저 답이 될 수는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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