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전남 영암 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첫 의심신고를 접수한 이후 AI는 영암은 물론 나주와 장흥·화순·여수·무안·함평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AI로 인해 도내에서 사육 중이던 300만마리의 오리와 닭이 무더기로 매몰처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도내 가금류 축산업은 붕괴직전까지 몰려 있다.
한파 속에 도내 200여곳에서 하루 24시간 온 종일 방역작업이 계속 되고 있고 매몰처분 작업도 점차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고 있다.
발생 열흘만에 의심신고가 크게 감소하는 등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AI는 아직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남 오리 3분의 1 매몰…'최대 재앙'
이번에 발생한 AI는 역대 최대규모 피해를 남기고 있다.
지금까지 매몰처분된 오리와 닭만해도 도내에서만 130 농가, 261만마리에 이른다.
2008년 74만마리를 매몰한 피해의 3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아직 42만마리를 더 매몰처분 해야하므로 전체 피해규모는 303만마리에 달한다.
303만마리 중 오리는 모두 223만마리로 AI피해가 오리농가에 집중돼 있다.
전남지역 닭.오리 사육농가는 1만3천농가가 3천700만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중 닭은 1만2천농가 3천만마리, 오리는 1천농가 600만마리이다.
오리의 경우 전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마릿수의 거의 절반인 48%가 도내에서 길러지고 있는데, 이중 3분의 1이 이번 AI로 사라진 셈이다.
피해지역도 전남지역 닭.오리 밀집지역인 영암과 나주는 물론 화순과 장흥, 여수지역 등 5개지역에서 19건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나주의 경우 68농가 162만마리, 영암은 58농가 120만마리가 매몰돼 이 두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발생원인은 철새 때문(?)…확산은 계열농장간 감염
이번 AI는 지난해 12월말 전남 해남 철새도래지에서 폐사한 가창오리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불안한 전조를 보이다 지난 5일 전남 영암의 한 오리농장에서 집단폐사가 처음으로 발생했고 고병원성AI로 확진됐다.
이후 매일 5-6건씩 의심신고가 잇따르며 무섭게 확산돼 갔다.
영암 농장의 최초 감염원인은 철새분변으로 인한 가능성이 가장 컸지만 방역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AI최초 발생농장의 집단폐사는 지난달 28일에 발생했으나 때마침 내린 폭설로 신고가 일주일 가량 늦어지면서 초동방역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농장과 같은 계열사 소속이거나 이 농장을 거쳐갔던 사료운반 차량이 다녀간 농장에서 AI 의심신고가 이어졌고 무려 10곳이 고병원성확진을 받았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고병원성 확진을 받은 농장 19곳중 10곳이 이 농장과 역학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 농장이 추가확산의 주원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 확진 농장의 발생원인도 철새 분변이나 계열농장에서의 이동감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방역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닭.오리 농가들이 좁은 장소에서 대규모로 밀식하는 바람에 약해진 닭과 오리의 면역력과 불결한 축사환경도 AI발생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방역.매몰작업
그동안 AI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자 구제역을 막기 위해 여기에 집중돼 있던 도내 방역작업도 AI로 옮겨갔다.
방역작업은 구제역이나 AI나 같은 소독약품을 사용하므로 도로경계지역 방역초소를 200여곳에 설치해 구제역과 AI를 동시에 막고 있었다.
하지만 AI가 발생한 이후부터는 닭.오리 농장 인근에 방역대를 지정하고 초소 70개를 설치해 닭과 오리의 이동을 막고 방역작업에 나섰다.
철새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해 철새도래지 10곳에서 항공방제를 실시했고 도내 씨오리농장 긴급정밀검사를 벌였으며 재래시장에서는 닭과 오리판매도 금지했다.
공무원과 의용소방대 등이 나섰지만 매몰규모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면서 인력.장비부족에 시달렸다.
결국 민간인 600여명이 자원봉사에 나섰고 결국 군병력 150명과 군 제독차량 2대까지 동원됐다.
방역과 매몰처분에 동원됐던 인력은 초창기 하루 평균 300여명의 공무원 뿐이었지만 지금은 공무원과 군인, 민간인을 포함해 무려 1천500여명이 투입되고 있다.
◇언제까지 계속되나
이날 현재까지 도내에서 접수된 AI의심신고는 39건으로 이중 19건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됐고 음성은 14건이며 나머지 9건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초기에는 의심신고 대부분이 양성으로 나타났지만 점차 음성으로 확인된 건수도 늘어나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매일 5-6건씩 쏟아지던 의심신고 건수도 14일에는 2건으로 크게 줄었고 15일에는 1건, 16일에는 접수되지 않았다.
AI양성반응도 의심신고농가 19곳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뒤 지난 13일 여수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검출된 것 외에는 아직 없는 상태다.
무더기로 고병원성이 확인됐던 최근 1주일 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매몰 작업도 군 병력까지 투입돼 이날 안으로 대부분 완료할 예정으로 있어 AI 추가확산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남도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AI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만큼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날씨가 계속되는 한 언제 어디서든 AI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잠복기가 있는 만큼 기존 AI발생 농가로 인한 감염발생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분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금 당장 AI가 진정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지만 걷잡을 수 없었던 확산추세는 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선제적인 예방작업과 방역대책을 더욱 강화해 AI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무안=연합뉴스)
기세꺾인 전남 'AI'…피해 규모는 사상 최고
닭·오리 303만마리 매몰, 도내 오리 30% 매몰…철새, 계열농장간 감염, 축사환경 개선대책 시급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