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뉴스비평] '구제역' 뉴스에 대한 뉴스비평

구제역의 확산이 심각 단계를 넘어 재난으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지켜보면, 우리 방역 당국만큼이나 우리 언론에도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구제역 발생 이후부터 현재의 국가적 재난상황에 이르기까지 재난 감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비평에서는, 지난 12월 비평을 통해, 우리 언론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 그 심각성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단순한 피해사실만 중계보도 하지 말고, 예방 및 대비책을 제시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구제역으로 인한 도살 가축 수가 140만 마리에 육박하고, 그 피해보상액도 1조원을 훨씬 넘어선 지금의 상황에서 볼 때, 구제역을 재난으로 예측하고 대책들을 강구하는 보도가 미흡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도 여전히 같은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데, 구제역 상황의 심각성만 호들갑스럽게 드러낼 뿐 구체적인 예방 대책이나 구조적인 개선에 대한 모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1월 8일의 SBS 8시 뉴스가 그 전형적인 예인데,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는 호남 지역의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당국의 모습만 중계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1월 7일의 보도에서도 젖소 매몰로 인한 우유공급의 차질을 우려하는 등 후폭풍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입육의 문제나 우리 축산업의 붕괴 등의 구조적인 문제는 예측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제역이 장기화되면서 농민들의 정서를 반영한 감성적인 기사들도 나타나는데, 1월 9일 SBS 8시 뉴스는 '수의사가 저승사자'라는 다소 선정적인 헤드라인으로 구제역으로 인해 소를 살처분해야만 했던 농민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방역 초기에 검진을 나온 수의사의 실수로 정상적인 소가 살처분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보도는 일방적으로 피해 농민의 억울한 감정만 전달할 뿐 구제역 방역을 위해 노력하는 수의사들의 헌신에 대해서는 간과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1월 8일의 '구제역에 생이별' 보도 역시 구제역으로 인해 떨어져 있을 수 밖에 없는 농가의 특이한 상황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피해 농가들의 특이한 상황과 억울한 상황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구제역을 막아내는 효과적인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소홀이 할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의 재난상황으로까지 확산된 구제역에 대해 SBS뉴스는 여전히 사후약방문식의 보도를 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구제역 문제는 축산농가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육류를 위시하여 우리 식생활 전반에 걸쳐 재앙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재앙들에 대해 미리 대처하는 재난 감시 및 예방 기능을 보다 더 철저하게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치기도 전에 사퇴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는 우리 언론이 청문회 이전에 후보자에 대한 자격검증을 함으로써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후보자에 대한 적절한 자격 검증은 언론의 당연한 역할이자 임무이지만, 이를 권력투쟁의 관점에서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지난 12월 31일 이명박 대통령이 부분 개각을 단행하면서 많은 공직 후보자들이 언론의 검증을 거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에 대해 12월 31일 SBS 뉴스는 개각에 대해 "대통령 측근을 집중 배치해 친정체제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치적 맥락만을 고려해서 개각의 특징을 담담하게 서술했을 뿐 개각의 문제점을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1월 6일 SBS 뉴스는 '월 수입 1억 .... 전관예우 논란'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인사 시스템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즉 개각을 시행한 초기에 전직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헌법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감사원장에 임명되었다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언론이 후보자 검증에 있어 전문성이나 풍부한 경험의 확보에 대한 검증보다는 '전관예우'나 '고액연봉' 등과 같은 국민정서와 연계된 도덕성 위주의 비판만 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후의 보도들도 마찬가지로 청와대 인사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인사 청문회에서 거론될 후보자의 자질 문제와 도덕성을 중심으로 논란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는 1월 10일 보도에서 가서야 한나라당 내부의 반발 움직임을 보도하면서 '대통령 수석 비서관 출신이 독립성이 필요한 감사원 수장으로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여론'이 있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 인사 시스템의 문제를 여당측에서 제기할 때까지 SBS 나름의 지적이 없었음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한편 한나라당 내의 정동기후보 반대 여론을 전하는 보도 방식 역시 아쉬움이 남습니다. 1월 10일 전체 뉴스 가운데 두 번째 뉴스는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사이가 갈등관계로 번지고 있음을 전하면서, 인사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보다 당청간의 갈등 측면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어 세 번째 뉴스 역시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집권 여당의 정면 반발이라는 점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며, 여권 내 권력투쟁이 수면위로 올라 올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할 뿐, 회전문 인사의 문제점은 지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방식은 청와대의 후보자 인선 시스템 문제의 본질은 파악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그 사안으로 야기된 정치역학적 정쟁들에 대해서만 주목하는 바람직스럽지 않은 경향만을 낳게 될 뿐입니다.

현 정부들어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해 많은 논란들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SBS 보도 역시 도덕성 중심의 검증과 정치쟁점화 경향으로 인해 청와대의 인사에 대해 구체적인 문제들을 지적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 왔습니다. 앞으로는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지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으로 비판하고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