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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웬 식중독? 냉장고도 안심 못 해

확실히 익혀먹고 손 씻기...기본 수칙 지켜야

한겨울에 웬 식중독? 냉장고도 안심 못 해

그러게요. 한겨울에 무슨 식중독일까요. 하지만 한겨울에도 분명히 식중독 사고가 일어납니다. 학교나 수련원, 식당처럼 여럿이 밥을 먹는 시설에서도 나오고, 가정에서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름철 식중독하고는 좀 다릅니다.

증상은 비슷합니다. 설사, 복통, 고열 등이죠. 가장 큰 차이는 여름철에는 세균이, 겨울철에는 바이러스가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여름철 더운 곳에 음식을 보관하면 금방 상하죠?  세균은 더운 곳에서 마구 증식합니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반대입니다. 겨울에 감기에 더 잘 걸리고, 요즘처럼 한파가 이어지면 구제역과 AI는 더 급속히 번집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비중이 아주 높아집니다. 음식이 상해서 걸리는 식중독이 아니니까 냉장고에 보관해도 바이러스 식중독을 막을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가장 잘 알려진 게 노로바이러스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갯벌 등지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이나 토사물에서 검출됩니다. 감기는 꼭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옆사람에게 옮는 경우가 종종 있죠. 노로바이러스도 마찬가지여서 공기를 통해서 감염될 수 있습니다. 또 오염된 지하수나 식재료 등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습니다. 굉장히 감염경로가 다양해서 더 주의해야 합니다.

지난 달 보건소에 14건이 신고되서 노로바이러스로 판명된 게 5건에 183명입니다. 이 수치는 신고된 것만 집계한 수치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배 아프다고 보건소에 신고해서 역학조사를 하지는 않죠. 집단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신고된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환자수는 이보다 최고 1000배 정도 많을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보면 5살 이하 어린이들 가운데 지난 달 19일부터 25일까지 100명의 아이에게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급성 설사질환으로 병원에 온 아이들 중 3명에 1명 꼴로 노로바이러스가 나온 건데요, 이것도 106개 병원 표본감시 결과니까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급성설사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더 있습니다. 로타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도 급성 설사를 일으킵니다. 다만 이런 바이러스들 가운데 식중독 바이러스로 분류되는 건 노로바이러스 뿐입니다. 음식물을 오염시켜 감염시킬 수 있는 것만 식중독 바이러스로 보는데요, 다른 바이러스는 신체 접촉이나 공기를 통해 감염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식재료 등에 묻어서도 감염되기 때문이죠.

사실 별 치료약은 없습니다. 감기에 별다른 약이 없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할까요. 보통 2~3일 정도 설사하고 앓다 보면 대부분은 자연히 낫습니다. 물론 고통은 감수해야겠지요. 설사를 많이 해서 탈수가 오거나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 바로잡아주는 차원의 관리가 유일한 방법이랍니다.

한 가지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여름이라고 바이러스 식중독이 없는 게 아니고,  겨울이라고 세균 식중독이 없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어느 식중독이든 1년 내내 다 일어나지만, 계절별로 다소 차이가 날 뿐입니다. 확실히 익혀먹기, 손씻기같은 식중독의 기본 수칙을 지키는 일 말고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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