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마켓&트렌드] 우리 막걸리 지키는 1인 창조기업

서울 서교동의 한 막걸리 주점.

막걸리잔 대신 펜과 수첩을 든 젊은이들이 수업 내용 하나라도 놓칠 새라 온 정신을 집중합니다.

막걸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단순히 마시고 즐기는 것을 넘어 배움 열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석영/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 제가 원래 막걸리를 좋아하고 자주 먹는 편이라서 제가 한 번 제 손으로 막걸리를 직접 빚어서 만들어보면 그 맛이 어떨까 궁금해서 한 번 배우러 왔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막걸리에 대한 기본 설명이 끝나자 바로 실전에 들어갑니다.

완성된 고두밥과 누룩 가루를 골고루 섞기 시작하는데요.

투박한 손끝에선 어느새 정성이 묻어납니다.

미지근한 물을 넣고 발효 통에서 일주일간 발효시키면 막걸리가 완성되는데요.

그 맛이 궁금하다.

일주일 전 빚은 막걸리가 개봉되고 다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한 잔 들이켭니다.

[서민규/경기도 양평군 : 제가 직접 만들고 막걸리에 대한 전문지식을 얻은 다음에 먹으니까 굉장히 독특하고 향도 진하고 좋네요.]

[정희용/서울 신림동 : 신맛이 좀 강한 것 같기도 하고 단맛도 좀 많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일단은 색달랐어요.]

대중에게 우리 막걸리의 맛과 멋을 전하고 있는 사람은 가냘픈 체격의 이순주 대표.

[우리 땅에서 만들어진 곡물로 우리만의 방식으로,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우리 몸에 가장 좋겠죠.]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에선 우리 술에 대한 자부심과 힘이 느껴집니다.

이 대표는 20년 가까이 우리나라 전통요리를 연구해오고 있는데요.

어느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우리 술을 찾다 보니 막걸리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이순주/막걸리 정보화 서당 운영 : 어느 나라든지 술과 음식이 같이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음식을 하는 사람이 술을 같이 공부하면 너무 좋겠다,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해서 이제 막걸리 공부를 하게 됐죠.]

최근엔 아예 웹사이트를 만들어 우리 막걸리에 대한 강좌나 만드는 방법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집에서도 막걸리를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발효통을 개발하기도 했는데요.

[이순주/막걸리 정보화 서당 운영 : 라면이나 국수 같은 것, 통에 재료 다 넣고 물만 부으면 되는 거와 똑같아요. 산소는 못 들어오고 그 안에서 발효 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는 밖으로 배출이 되게 할 수 있는 그런 장치가 돼 있는 게 좀 다른 거죠.]

그녀가 막걸리에 대한 무한 애정을 쏟을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이 컸습니다.

[이순주/막걸리 정보화 서당 운영 : 아, 내 것이 상품성이 있고 사업성이 있고, 많은 사람들한테 이것을 널리 보급할 수 있겠구나 하는 용기가 처음에 생겼어요. 제 마음에. 그리고 두 번째로는 자금이죠. 아무리 용기가 있고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돈이 없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이은주 씨는 얼마 전 새로 생긴 취미 덕분에 무료할 틈이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전통회화 보기.

한 만화를 통해서 학창 시절, 미술 시간 이후로 접하기 힘들었던 전통회화 그림을 다시 만나게 됐는데요.

우리 전통회화 안에 담겨있는 역사적 이야기를 만화로 쉽게 풀어내 흥미를 자아냅니다.

[이은주/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 전통그림에 대해서 보고도 어, 이게 무슨 그림일까 이해를 못했었는데 이 만화를 통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아, 이런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 만화를 제작한 사람은 오연 대표.

동양화와 역사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회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는데요.

현실에 염증을 느끼던 중 꿈속에서 도원을 보고 진정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낀 안평대군이 안견에게 부탁해 그린 '몽유도원도', 비 온 뒤 더 맑아진 인왕산을 그려 오랜 친구의 병환도 사라지길 기원한 '인왕재색도', 세 명의 노인이 서로 나이 자랑을 하며 겸손의 미덕을 강조하는 '삼인문년도'.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쉬운 우리 전통회화 속의 숨은 의미들을 포착해내 대중들이 재밌게 우리 회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전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펜이나 컴퓨터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통수묵 기법을 고수하다 보니 시간도, 노력도 두세 배는 더 많이 들어갑니다.

[오연/전통회화 만화 제작 : 한지가 약간 우둘우둘 거리거든요. 습기를 많이 먹고. 특히 겨울에는 습기가 많이 빠져버리기 때문에 팽팽해져요. 그러니까 하루 안에 그림을 다 끝내야지만 오늘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버리거든요. 그러니까 될 수 있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저녁 늦게까지 야근을 해서라도 그 분량을 만들어놔야 해요.]

최근엔 태블릿 PC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그에 맞는 문화 콘텐츠도 발굴하고, 우리 전통회화에 다양한 옷을 입히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데요.

한국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1인 창조기업 지원을 받으면서 더 큰 포부가 생겼습니다.

[오연/전통회화 만화 제작 : 우리 전통기법을 수묵이라고 하거든요. 근데 수묵이라는 단어를 세계에서는 몰라요. 수미에라고 알고 있거든요. 수미에는 무슨 뜻인가 봤더니 일본말이에요. 수미에를 타파하고 수묵이라는 하나의 기법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옛 것을 익히고 현재에 맞게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창조하는 사람들.

그들이 있어 우리의 전통문화는 지금도 건강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