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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토론의 달인은 누구?

시민들이 뽑은 SBS 시사토론 최고의 패널

2010 토론의 달인은 누구?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데일리 뉴스 기자로 현장을 취재, 보도할 때와 많은 차이가 있어서 낯설었지만, 이제는 제법 방송 토론에 대한 나름대로의 시각이 생겼습니다. 취재기자 때는 생각이 8시 뉴스에 쏠려 있다보니, 1분 30초짜리 뉴스 아이템이 되느냐 아니냐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는데요, 지금은 90분 짜리 토론 거리냐 아니냐를 따지는 일로 습성이 바뀌었습니다. 

달라진 점 가운데 또 하나는 매주 시민토론단을 만나 토론하는 일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메인테이블에 앉아 토론하는 출연진 외에, 생생한 시민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토론에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 시민토론단입니다. 방송전에 미리 스튜디오에 나와서 그 주의 방송 주제를 놓고 사전토론을 벌인 뒤 실제 방송에 참여하는 방식인데요, 매번 방송이 끝날 때마다 열성적인 시민토론단 분들이 출연진과 스튜디오 한 켠에 서서 못다한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작진의 한 사람으로서 참 뿌듯한 장면입니다. 

SBS 시사토론에는 지금까지 5기의 시민토론단이 배출됐고요, 서류와 토론면접 전형을 통해 선발된 15명 내외의 각 기수는 6개월 정도 활동합니다. 20대 젊은층이 많은 편이지만 그밖에도 주부,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표까지 우리 사회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시민들이 모여있습니다.

지난 연말 역대 5기까지의 모든 시민토론단이 참여하는 홈커밍 토론 방송과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민토론단은 지난 2010년 한 해동안 SBS 시사토론에 출연했던 패널 가운데 최고의 토론자를 설문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영예의 최고 패널 1위에는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2위에는 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과 교수, 3위에는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가 선정됐습니다. 

홍종학 교수는 '부동산 폭락, 대책은?'과 '긴급점검 G20 무엇을 남겼나?'편에 출연했습니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 현 정부의 토건 위주 경제정책의 문제점과 건설업체 책임론 등을 강조하는 진보적인 경제학자인데요, 이 분 발언을 듣다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만큼 강한 설득력과 명쾌한 논리가 일품입니다. 그래서 경제 관련 토론을 기획할 때마다 섭외 리스트 1순위에 오르곤 합니다.

김계현 교수는 두 차례에 걸친 4대강 사업 관련 토론에 출연했는데요, 이른바 4대강 찬성론자 가운데 이제까지 만나 본 전문가 가운데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4대강 문제는 이성적인 토론이 잘 안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똑같은 팩트를 놓고도 찬반 양측에서 극과극의 논리를 펴다보니 격한 감정 다툼 양상으로 치닫기 일쑤인데요, 김 교수만은 그 와중에서도 정연하고 치밀한 논리로 상대를 압박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기회가 되면 4대강 문제를 다시 토론에 붙이고 싶은데요, 최고의 전문가 두 분을 모셔놓고 1대1 토론자리를 만드는 게 여러 아이디어 중의 하나입니다. 여러 패널들이 출연할 경우 논쟁이 곁가지로 흐르거나 감정싸움에 매달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4대강 반대론자 가운데 베스트 패널은 누구냐고요? 최고의 고수가 한 분 계십니다만 영업비밀입니다.^^

김근식 교수는 북한 문제 전문가로 지난해 모두 3차례나 출연해 최다출연상까지 받으셔야 겠네요. 대북포용 정책을 강조하는 햇볕론자인만큼 MB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는데요. 김 교수 토론의 특징은 한마디로 인파이터형이라고 하겠습니다.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힌 채, 잽 하나도 '그냥 맞아주고 넘어가는' 법 없이 맞대응하는 열혈 논객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치인과 관료, 변호사 등 다양한 출연진들이 있었지만 유독 학계에 계신 분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네요. 빈약한 이론이나 상대 허물잡기식 태도로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수 없다는 반증일 겁니다.

2011년에도 매주 금요일밤 SBS 시사토론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올해에는 어떤 패널이 토론의 달인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될지 시민토론단과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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