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U포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어불성설

[U포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어불성설
한나라당마저 자신을 배척(排斥)하는 바람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그는 오늘 사퇴를 밝히면서 서운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성명을 내놓았다. 정 후보자는 서울 통의동 금융연수원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이제 감사원장 후보자직을 사퇴하고 평생 소홀히 해왔던 가족의 품으로 자연인이 되어 돌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간(行間)에 묻어있는 변명 아닌 '울분'은 되레 안하느니만 못 한 꼴이 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그는 "저는 평생 소신에 따라 정직하게 그리고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고 살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이라면 평생토록 만져보지도 못 하는 돈을 받으며 후일 청문회에 나서면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이란 사실은 예측조차 못 했을까? 아울러 그는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저의 경력과 재산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모든 사생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악의적으로 왜곡되고 철저하게 유린되어 왔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아니 땐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는 법이라는 건 상식이다. 그는 "평생 정치에 곁눈질하지 않고 살아온 제가 검찰에서 정치적으로 특정 대선후보에게 도움을 준 것처럼 왜곡하거나..."라고 했는데 이 또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란 느낌이다. 특정 대선후보에게 도움을 준 반대급부의 방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가 자신이 받은 고액 급여와 관련해 이는 30여년 법조경력의 변호사와 이제 막 출발하는 변호사 급여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일류대학을 나오지 못한 제가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학위를 취득한 부분까지 문제 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제 자신과 가족들의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만 같아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정 후보자의 학력은 '한양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이다. 그의 말처럼 자신에게 박사학위를 안겨준 한양대는 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일류가 아니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조용히 사퇴하면 될 것을 괜스레 허투루의 말만 남긴 것 같아 그는 결국 떠나는 자의 아름다운 뒷모습조차 남기지 못 했다는 느낌이었다.

홍경석 SBS U포터 http://ublog.sbs.co.kr/casj007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