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북 역제안 이후 북한의 반응이 초미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의 대응 움직임도 다각화되고 있다.
북한이 어떤 식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정부 차원의 다양한 '맞춤형'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특히 통일부와 외교부 등 주무부처 차원을 넘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청와대가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의 대응방향과 향후 상황전개에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북한의 대응 방향은 크게 세갈래로 추정된다.
천안함·연평도·핵문제에 논의를 전격 수용하거나 북측이 포괄적인 회담의제를 다시 내걸고 회담을 수정제의하는 경우, 남측과 더이상 대화가 안되겠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강공으로 가는 경우로 압축된다.
북한의 기존 대응기조상 우리측의 역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최근 대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북한 정권으로서는 남북대화 채널의 활용도가 크다는 점에서 마냥 대화를 거부하기 어렵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대화거부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우리측의 역제안을 그대로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우리측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보다는 남북이 제기한 의제(한반도 현안)를 모두 테이블에 올려 놓고 회담을 제의하는 두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한이 제안한 '경제사안'과 우리측이 역제안한 '정치사안'을 모두 함께 논의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관심은 핵문제 논의에 대한 북한의 수용 여부에 쏠린다.
이는 단순히 남북관계 차원을 넘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과 연계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수용여부는 그 자체로 상당히 큰 외교적 함의를 갖기 때문이다.
정부 내에서는 '핵카드'를 활용해 미국을 상대로 직접 담판을 벌여온 북한이 남북대화 테이블로 핵문제를 가져오는데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가능성은 어느정도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 속에서 궁지에 내몰린 북한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대화국면으로의 '출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제안은 북핵문제를 '협상'하는 차원이 아니라 비핵화의 의지와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예비적 회담의 성격이라는 점을 북한도 인식하고 있다는게 정부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한 소식통은 "본격적인 협상은 6자회담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이번에 대화는 비핵화의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6자회담 관련국들이 있는 상황에서 남북끼리 핵을 놓고 협상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북측의 대화수용에 '숨은 복선'이 깔려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 대화에 형식적으로 응하면서 핵활동에 대한 선전의 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이를 위해 6자회담을 서둘러 열자고 역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이 핵의 평화적 이용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천안함 폭침사건의 경우 자신들과 무관하고, 연평도 포격도발은 서해상 남측의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타격이라는 기존 주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북측의 진정성을 끝까지 확인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외교부를 중심으로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대응 준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관련국들 사이에 의견이 조율되고 있는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을 북한에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남북의 이 같은 대화 모색 움직임이 미.중을 중심으로 한 관련국들의 외교적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점이다.
특히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기존의 대북기조를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개입'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경우 우리 정부가 보다 선제적으로 흐름을 주도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북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화재개 국면에서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은 11일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에 관계없이 '백지상태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고 밝혀 대화재개 움직임이 매우 미묘해지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천안함와 연평도 포격도발,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문제제기를 계속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가능한 것부터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 내 일각에서는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혼재된 신호를 보이면서 국민들에게 명쾌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섞인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선택 강요당한 북한…정부 대응도 다각화
'맞춤형' 시나리오 준비…청와대 직접주도 양상<br>북한 핵논의 수용 가능성…정부 대응에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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