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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아이젠은 필수! 스틱은 선택?'

겨울산, '아이젠은 필수! 스틱은 선택?'

주말을 맞아 겨울산을 오르는 시민들을 취재하기 위해 북한산을 다녀왔습니다.

북한산 정상은 836미터인 백운대. 지리산, 한라산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출발 전에는 솔직히 가볍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추운 날씨를 대비해 옷만 두툼하게 입고 출발했습니다.

 첫 걸음은 가벼웠습니다. 오랜만에 상쾌한 공기도 마시고, 눈 덮인 산을 구경하면서 올라가니 더할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쌀쌀한 날씨마저 시원할 정도였습니다. 

점점 빙판길과 눈이 쌓인 길이 나타나고 발에 점점 힘이 들어갔습니다. 구레나룻을 타고 흐르는 땀이 얼어붙어 고드름이 됐습니다. 가파른 경사가 이어지면서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등에는 후끈한 땀이 차올랐습니다.

등산객 분들이 고생한다며 물, 사탕 등을 챙겨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나중에는 너무도 절실했고 감사했습니다.

정상까지 오르기에는 무리인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특히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주는 아이젠이 절실했습니다. 다행히 구조대원 분들께 아이젠은 빌릴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더 좋은 화면을 담기 위해 선배인 영상취재기자와 낑낑대며 산을 올랐습니다.

이정표를 잘못봐서 다른 길로 간 탓에 더 힘들었습니다. 정상은 우리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힘겹게 오른 백운대 정상. 칼바람이 불었지만 그 바람마저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성취감... 이 느낌 때문에 산을 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다리는 풀리고, 더 미끄러웠습니다. 평소에는 가볍게 느껴졌던 장비도 더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리포트가 무사히 나갔습니다. 짧은 리포트에 담아온 화면을 전부 보여줄 수는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겨울산에 다녀오면서 느낌 점이 많습니다. 반드시 산에 오를 때는 미끌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아이젠'을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하산할 때 꼭 필요합니다. 또한 '스틱'이라고 부르는 지팡이도 도움이 됩니다. 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가 낙상사고입니다. 대부분 등산객들은 아이젠을 준비하셨지만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합니다. 

낙상사고와 함께 겨울산에서 많이 발생하는 사고는 '심장마비' 입니다. 구조대원들의 말에 따르면 헬기가 도착하는 데도 30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하면 숨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주 산을 찾는 분들을 괜찮겠지만 오랜만에 등산을 하신다면 특히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겨울산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훨씬 내려갑니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옷을 단단히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겨울산은 참 매력적입니다. 설경도 참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준비없이 간다면 겨울산은 좋은 기억보다는 고통의 기억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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