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이버 흥신소'를 운영해온 일당을 붙잡았습니다. 아시다시피 흥신소는 돈만 주면 무엇이든지 해주는 곳이죠. 이제는 흥신소들이 사무실만 차려놓은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버젓이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흥신소에 관련한 기사는 많이 나왔습니다. 무엇이든지 위조해주는 흥신소, 조폭이 낀 흥신소 등등... 이번 사건도 위치추적기를 사용해 개인 뒷조사를 하는 등 기존의 흥신소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보다보니 관심을 끄는 점이 있었는데요, 이름과 전화번호만 알면 홈쇼핑 자동주문전화로 개인 집주소를 알 수 있다는 겁니다.(집주소 정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상대방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저도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주문해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요, 시연 영상을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자동주문전화를 걸어 집전화번호나 휴대전화를 누르고, 결제방법을 선택하면 이미 등록된 배송지 주소(대부분 집주소)를 들려줍니다.
확인해보니 중복된 것을 포함해 홈쇼핑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된 개인정보만 6천만여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국민 대부분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이번에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유명 홈쇼핑 4군데 정보관리 책임자도 입건이 됐습니다. 지금은 본인 확인 절차가 철저하게 진행된다고 하네요.
또 한 가지!! 취재 전에는 몰랐는데...약속어음으로 주민등록초본을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약속어음은 문구점에서 몇백 원만 내면 쉽게 구할 수 있고요. 위조하는 것은 너무도 간단했습니다. 물론 상대방 이름과 주민번호를 알아야 합니다.
현행 규정상 채무관계를 증명할 수 있으면 누구나 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다는 건데 문제는 그 증명 문서인 약속어음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는 겁니다. 이름과 주민번호만 알면 그 사람의 거주지, 가족관계, 병역사항 등 개인기록이 담긴 기록을 쉽게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흥신소 직원들을 거주지 정보를 통해 그 사람 뒷조사를 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초본을 갖고 있으면 주민등록등본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자세하게 설명은 안 드리겠지만 이를 통해 대포폰을 만들고, 온라인 사기를 할 수 있는 등 범죄에 다양하게 악용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뒤늦게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는데요,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칠 것은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제도적 허점을 노리고 개인정보를 훔치는 범죄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주민번호, 주요 포털을 해킹당하는 개인정보들. 이제는 더 이상 개인정보가 '개인' 정보가 아닌 세상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