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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주사 맞는 날'…펄쩍 뛰며 '한바탕 소동'

<8뉴스>

<앵커>

구제역 때문에 소·돼지 농장도 백신 접종하느라 비상이었는데요, 희귀동물이 많은 서울 동물원도 문까지 닫아 걸은 채 백신 접종에 나섰습니다. 특별한 동물들인 만큼 주사를 맞는 모습도 기묘했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제역 예방 접종은 시작부터가 전쟁입니다.

[들어와, 들어와! 안으로 들어와!]

사육사의 애타는 외침에도 주사가 맞기 싫어 펄쩍펄쩍 뛰는 큰 뿔 양.

여럿이 달라붙어 간신히 우리 안에 넣어놔도,

[됐어, 됐어! 닫아, 닫아!]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는 통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집니다.

같은 물소라도 성격에 따라 접종 방식이 달라집니다.

성격이 온순한 아시아물소는 가까이 다가가도 되지만, 공격적인 아프리카물소는 창살 밖에서 기다란 관을 이용해 주사기를 쏩니다.

따끔한 기운을 느낀 낙타는 긴 목을 이용해 주삿바늘을 빼 버리기도 하고, 엉덩이가 사람 키보다 훨씬 높은 기린은 백신을 놓는 것보다 주사기를 제거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

[아우~ 되게 안되네.]

계속되는 한파탓에 접종 작업은 더욱 어렵습니다.

말 안듣는 동물과 씨름하다보면 주사액은 금방 얼어버립니다.

[어경연/서울동물원 진료총괄 : 체감 온도가 영하 11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야외에서 주사약이 쉽게 얼 수가 있어요.]

서울 동물원에서 구제역 예방주사를 맞아야 할 우제류는 모두 49종에 569마리, 현재 70% 정도가 진행됐습니다.

동물원 측은 백신 항체가 생기는 기간을 고려해 오는 25일까지 관람 중지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지만, 이번에는 AI까지 코 앞에 닥쳐 올 겨울 내내 문을 못여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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