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성당 부지를 20년 이상 마음대로 점유한 구청에는 정당한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하면서도 개인에게는 취득시효를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단독 김수경 판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이사장 정진석)이 '토지를 무단 점유했다'며 은평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은평구는 일시금 1천500여만원과 매월 2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대교구 측은 불광동 성당을 짓고자 매입한 땅 중 71㎡을 1986년 은평구가 허가없이 통일로(서울→임진각 고속화도로)의 인도로 포장해 약 25년 동안 사용해 왔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은평구는 20년 넘게 점유해 적법한 소유권을 얻었다고 주장하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자의 동의 없이 땅을 도로부지로 편입했다면 취득시효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법 245조에는 특정 부동산을 20년 동안 자신의 소유로 평온하게 점유하면 소유권을 인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은평구 관계자는 "1986년 당시 공사는 서울시가 했고 우리는 1988년 지방자치법 시행에 따라 인도의 점유권만 넘겨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왜 교회 땅을 인도로 포장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불광동 성당 부지의 일부에 28년 동안 주택을 소유한 주민 측을 상대로 서울대 교구 측이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는 '점유 취득시효가 인정된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성당이 땅 문제 때문에 집주인과 계속 분쟁을 겪었다고 하나, 당사자가 폭력 행위 없이 공개적으로 부지를 차지한 만큼 '평온한 점유'라는 요건에 미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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