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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가 '저승사자'?…당국믿고 신고했다 날벼락

<8뉴스>

<앵커>

구제역을 잡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당국을 믿고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다가 멀쩡한 소들을 살처분당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텅빈 축사를 볼 때마다 46살 석병렬 씨는 한숨밖에 나지 않습니다.

20여 년째 애지중지 키워 온 소 27마리가 모두 살처분됐기 때문입니다.

[석병렬/살처분 피해 농민 : 뭐라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쓰립니다. 차마 가서 보지 못했습니다. 묻는 것은.]

지난 달 26일 이곳에서 키우던 송아지 한 마리가 상태가 좋지 않아 군청에 신고를 했는데 도리어 그것이 화를 불렀습니다.

신고 당일 구제역이 아니라는 판정에 안도한 것도 잠깐, 군청은 이틀 뒤 날벼락같은 통보를 해왔습니다.

진료를 한 수의사가 석 씨 농가를 찾기 직전 들렀던 인근 농가에서 뒤늦게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며 살처분이 불가피하단 겁니다.

[석병렬/살처분 피해 농민 : 예방적 살처분을 해야된다 하길래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억울한 거는 지금 어떻게 말로 표현 못하고요, 진짜.]

해당 수의사가 육안 검사만 하면서 인근 농가의 구제역을 확인하지 못한 채, 농가 이곳 저곳을 거리낌 없이 다닌 겁니다. 

[수의사 : 구제역을 (실제로) 접한 게 처음이라는 말입니다. 선의의 피해가 저 때문에 혹시 0.1퍼센트라도 갔다면 그런 부분이 있는데.]

결국 석 씨네 말고도, 수의사가 찾은 모든 농가가 살처분 대상이 됐습니다. 

[박 모 씨 : 수의사가 잠깐 왔다가고 나니까 두 시간만에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은거죠. 착찹하죠.]

안일한 초동대처에 잇단 엉터리 판정까지, 축산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 갑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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