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통해 남북당국간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한 것을 계기로 그간 남북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다가 중단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평통은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의 개최를 공식 제안하는 동시에 적십자회담과 금강산관광재개 회담, 개성공업지구 회담을 1월 말이나 2월 상순 개성에서 열 것을 제의하고 나섰다.
통일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2008년 2월말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남북당국간 회담은 실무접촉을 포함해 모두 15차례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장관급 등의 고위급 회담은 한차례도 없었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이산가족상봉의 정례화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 전부이다.
북한은 중단되고 있는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와 개성공업지구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재가동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공세를 취하고 있어 정부가 당국회담을 수용할지 아니면 선별적으로 응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적십자회담 = 전문가들은 북한이 거론한 당국간 회담 가운데 적십자회담의 개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적십자회담은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지원 등 인도적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제의를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남북은 작년 10월26∼27일 개성에서 인도주의 현안을 논의하려고 적십자회담을 열었지만 우리측의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요구에 북측이 대규모 쌀, 비료 지원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연계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남북은 11월25일 우리측 지역인 파주시 문산읍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차기 적십자회담을 다시 열어 논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지만 회담을 이틀 앞두고 연평도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가 회담을 무기한 상황이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회담 =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한 회담은 북한이 작년 11월 제의한 바 있지만 남북간 이견차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북측이 작년 4월 일방적으로 실시한 금강산지구 내 남측 시설의 동결, 몰수에 대한 해제를 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측 초병의 총격에 피격 사망한 뒤 중단됐고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 등 `3대 과제'가 전제되지 않고는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열린 금강산,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에서도 북한이 우리 정부의 `3대 과제'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견을 좁혀지지 않았다.
개성공단 회담의 경우 같은해 3월 `3통'(통행, 통관, 통신)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회담이 열린 뒤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남북은 개성공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3통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천안함 사건의 여파로 남북간 경제협력은 확대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금강산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회담은 남북관계가 가시적으로 개선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판문점 적십자사무소.남북경제협력사무소 재가동되나 = 북한은 이날 조평통 담화에서 "폐쇄된 판문점 북남적십자통로를 다시 열며 개성공업지구의 북남경제협력협의사무소 동결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지난해 5월24일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조치로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 중단 등의 조치를 발표하자 이틀 뒤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의 사업을 중단하고 통신채널(전화,팩스선)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남북간 적십자 채널이 단절됐고 남북은 인도적 사안이 생길 경우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접촉해왔다.
이 때문에 북한이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무조건 재가동할 경우 당국간 접촉 채널이 복원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는 북한이 작년 5월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와 함께 폐쇄했던 시설이다.
당시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 상주하던 통일부 직원 8명은 북한의 추방조치에 따라 귀환한 바 있다.
이 사무소는 남북간 경제협력의 직거래 확대를 목적으로 2005년 10월부터 가동됐고 남북당국간 접촉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북한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의 동결을 해제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남측 인력의 상주를 허용하겠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제의한 남북당국간 회담의 현주소는
북한 판문점연락사무소 재가동 여부 주목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