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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미래희망연대, 비극적인 로맨스의 속사정

한나라당-미래희망연대, 비극적인 로맨스의 속사정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다른 정당의 유력 대선주자를 지지한다며 따로 당을 만들다니…오죽하면 이름을 친박연대라고 지었을까?

이런데도 현실은 말 그대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바로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 얘기다.

누가 봐도 초록동색인데…여기에 오매불망 님이 있는 집에선 살림 합치겠노라는 약속까지 받아건만. 몇년째 이들은 서로 비상식적인 애정 표현만 공허하게 날릴 뿐, 아직까지 따로 살림이다.

일단 이 비극적인 로맨스의 표면적인 이유는 돈 때문이다. 13억 원. 18대 총선을 앞두고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들로부터 공천헌금 32억 원을 받은 것을 두고, 검찰은 서청원 대표와 비례 대표 후보들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형사 처벌했고, 국세청이 이 공천헌금에 대한 증여세를 부과했는데, 바로 그 액수가 13억 원이다.

사실 미래희망연대에선 그깟 13억 원 대신 내주면 어떠냐는 게 속마음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선 살림을 합치면 13억 원의 세금을 떠안아야 하는데, 13억 원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불법 딱지가 붙은 구린 돈을 대신 갚아준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거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미래희망연대 의원들이 탈당이 아닌 출당 조치로 의원직을 유지한 채, 한나라당에 개별적으로 입당할 수 있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해도 어차피 누가 뭐라고 할까?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의원들 모두가 당을 떠나고 당에는 빈 껍데기만 남아도 13억 원 증여세는 당 대표에게 고스란이 남기 때문이다. 또 국회의원만 당 구성원인가? 당 사무처 직원들은 어떻게 할 건가?

당 대 당 합당을 하면 미래희망연대 사무처 직원들의 고용승계가 보장되지만, 의원들이 개별 입당하면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마는 게 이 사람들이다. 

               



그래서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에게 지지부진한 합당 논의에 불편한 심기를 또 다시 내비쳤다. 3월 말까지 합당하지 않으면 4월 재보궐 선거부터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도 곁들였다.

수도권 승부의 경우 1-2% 포인트가 당락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안상수 대표는 미래희망연대 후보가 당선은 안 되더라도 한나라당 후보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살림 합치겠노라고 약속도 했고, 현실적으로 재보궐 선거 승리가 필요하긴 한데, 그깟(?) 13억 원, 눈 딱 감고 떠안아 버릴 수도 있는데... 그래도 또 다시 구린 정당 이미지도 함께 떠안기는 부담스러운 현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상수 대표의 머리는 지끈지끈하다. 

그래도 결국 이 불편한 로맨스는 언젠간 결론을 내야 한다. 시간도 안 대표 편은 아닌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작은 집 성화가 더욱 만만치 않을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작은 집에서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님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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