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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태안 올로케 독립영화 '휴일', 태안의 아픔을 알리다

1,600여만원 저투자에도 불구 각종 영화제서 두각

워낭소리, 낮술, 똥파리...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영화 제목일 것이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독립영화라는 점이다. 비록 독립영화는 저예산 제작 등으로 홍보에 한계가 있어 관객 동원에 있어서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미치지 못하지만 영화 속에 묻어있는 철학과 영화가 주는 의미는 독립영화를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도 수많은 독립영화가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독립영화 한 편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독립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재(人災)를 바탕으로 겪는 갈등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이 영화는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태안원유유출사고를 주제로 만들어져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더군다나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김진무 감독은 태안에 장기간 체류하며 재앙의 그늘이 남아있는 곳이라면 섬도 마다하지 않고 어디든지 찾아다녔고 주민들도 만나며 아직도 씻기지 않은 검은 악몽을 보며 고통을 함께 했다.

또한, 장편영화임에도 제작비규모가 1,600만원에 이르는 저예산이었지만 태안군의 적극적인 협조와 ‘태안사랑’의 제작비 투자에 힘을 입어 독립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 산고 끝에 탄생하게 되었다.

이렇게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탄생된 영화가 바로 독립영화 ‘휴일’이다. 영화 ‘휴일’은 감독이 직접 체험한 이야기가 극을 이끌어가고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은 태안의 아픔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래서일까. 영화 '휴일'은 지난해 11월 대전에서 열린 '2010 대전독립영화제'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영화제의 메인 섹션이라 할 수 있는 일반대학 본선 경쟁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것.


당시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영화 '휴일'에 대해 "태안기름유출사고 이후 삶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민들의 모습을 황량하고 스산한 흑백화면 속에 담아낸 초저예산 장편영화"라며 "총제작비 1600만원으로 장장 93분에 이르는 장편영화를 만들어 낸 김진무 감독은 비록 정면으로 태안기름유출사고의 후유증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사고 이후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지역의 정서를 침장해 들어가는 흑백의 화면 속에 절절히 담아내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대전독립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휴일'은 이를 통해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본선에도 진출해 상영되기도 했다.


상처가 끝이 없다면 치유도 끝이 없어야 한다

영화 '휴일'은 기름유출 사고 이후 태안의 지역공동체 붕괴의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있다. 요즘의 태안의 단상을 말해주는 듯 말이다.

대략의 줄거리는 '주인공 용석은 10년 만에 고향인 태안을 방문한다. 모두들 용석이 음독자살을 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서 내려온 줄 알지만 사실 그는 고향방문에는 관심이 없다. 빨리 아버지의 배를 팔아 중국으로 뜨고 싶을 뿐이다. 용석은 태안에 머무는 동안 이복동생인 여덟 살짜리 용수와 원치 않는 동거를 하게 된다. 그는 첫사랑이었던 윤희와 이젠 그녀의 연인이 된 어릴 적 친구 순철을 만난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서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용석은 이미 변해버린 동네와 기름유출사고 이후에 무기력해져버린 고향의 흔적들과 마주하면서 서서히 그들의 관계에 균열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특히, 이처럼 기름사고 이후의 갈등을 잘 표현한 영화 ‘휴일’이 탄생된 데는 김진무 감독에게 결정적으로 다가 온 사건이 있었다.

기름사고 1년이 지난 2009년 1월 가의도를 방문한 김 감독은 다시 뭍으로 나오는 배를 기다리다가 엄청난 추위에 잠시 추위를 피하기 위해 찾은 한 노부부의 집에서 충격적인 말을 듣고 태안의 슬픔을 담은 진실된 영화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회했다.

이날 결국 강풍으로 인해 가의도를 나오지 못하고 발이 묶인 김 감독은 노부부의 집에 묵게 되고 할머니로부터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결정적인 증언을 듣게 된다.

"아드님은 어디 계세요?"

"..."(침묵) "기름유출 나고 속상해서 술먹다가... 길거리에서 얼어 죽었어"

순간 정적이 일고 대화를 멈추고 창밖만 내다보는 할머니의 얼굴을 잊을 수 없었고 진실된 영화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수없이 되뇌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바텐더로 일하며 제작비를 마련하고 틈만 나면 태안에 내려와 취재를 하고, 또 시나리오를 쓰고, 이렇게 시나리오 작업만 11개월 산고 끝에 '휴일'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김 감독은 기획의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태안에서 희망만을 찾으려하는 동안 반대로 이 영화가 그들의 모습을 온전히 반영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그리고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그들을 재조명하고 절망을 향한 기도를 드리는 영화를 찍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정말 희망은 있는 걸까.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 되어버린 그 곳에서 생계를 유지해나가는 사람들의 삶을 쉽게 긍정할 수 있을까. 묻고 또 물었다. 때문에 '휴일'은 태안을 향한 나의 기도이고 기도로 알게 된 사실은 상처가 끝이 없다면 치유도 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태안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 '휴일'은 앞으로 영어자막으로 만들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DVD로도 500여개 제작해 전국의 지자체에 보급해 아직도 끝나지 않은 태안의 아픔을 알릴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개관해 본격 운영에 들어 간 태안문예회관 디지털영화관에서도 아직도 채 검은 재앙의 악몽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 태안주민들을 위해 상영할 예정이다.

김동이 SBS U포터 http://ublog.sbs.co.kr/east334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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