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이유는 경기 회복으로 원유 수요가 늘고 있기때문에 국제유가가 최근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선진국에서 위기 극복한다고 워낙 돈을 많이 풀어놓았더니 이 돈들이 원유와 원자재 시장에 몰려들어 투기성 매매를 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당장 해결될 일이 아니니 당분간 휘발유 가격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그냥 국제유가가 올랐기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올랐다고 여기면 끝일까요? 혹시 정유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떠 넘기고 자신들은 부담을 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하나 씩 따져 보겠습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한 주 전보다 1리터에 20원 가까이 올라 1,787원 10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섰던 지난 2008년 8월 1,806원 이후 가장 비쌉니다. 서울과 인천, 제주가 평균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었는데 서울이 1,859원으로 가장 비쌌습니다.
상표 별로 보면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SK에너지가 제일 비쌌고, GS칼텍스,에스오일,현대오일뱅크 순이었습니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 역시 한 주만에 19원 가까이 뛰면서 1,585원을 기록해 2년 여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 지를 따져보려면 어떤 가격 구조로 국내에서 팔리는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국제원유 시장에서 주로 들여오는 원유 종류는 두바이유입니다.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 중질유(WTI)와 런던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가 있긴 하지만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원유 종류는 두바이유입니다.
현재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91달러를 넘어 2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유사들이 91달러에 원유를 수입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원유가격은 두바이유와 연동된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이기때문인데 이건 1배럴에 10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경유 가격은 106달러까지 뛰어넘었습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국제유가가 140달러를 넘어서며 폭등했던 지난 2008년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경유 가격이 더 비싼 건 경유를 많이 쓰는 중국이 경유대란을 겪고 있는 탓이 큽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때문이란 뜻입니다.
정유사들은 연간 8억 배럴 정도를 수입합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3억 배럴은 다시 가공을 해서 다른 나라에 수출을 하기때문에 국제 유가가 비쌀 경우 오히려 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습니다. 일단 여기서 이익을 남길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럼 국내 주유소에 파는 가격을 살펴볼까요? 현재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08년 7월 싱가포르 국제유가가 145달러를 넘어설 때와 거의 비슷합니다.
국제유가를 들여오는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당시와 비교해 30% 정도 싼데 팔리고 있는 휘발유 가격은 10%도 차이가 안 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두 시점 환율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가 내릴 땐 소폭 인하하면서 생색만 내고 오를 땐 더 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질만 한 대목입니다.
물론 정유사들은 이런 지적이 나올 때마다 비싼 세금 탓을 합니다. 휘발유 가격 구조를 보면 정유사 공급가격이 45%를 차지하고 각종 세금을 합친 부분이 52%, 유통비용과 주요소 이윤이 3% 정도 되기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면 세금을 더 낸 것이지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 것은 아니라는 해명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세금 때문이라며 억울하다고만 할 뿐 정유공급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고 있는지, 국제유가가 올라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인상 폭만큼 정유사들도 부담하는 부분이 있는지는 설명하려 들지 않습니다.
'통큰 치킨' 파문에서 치킨가게 주인들이 원가를 까고 억울하다고 한 것과 차이가 있는 대목입니다. 아마 정유사들 설명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은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 같다는 겁니다. 국제유가는 사실 산유국 마음먹기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 하는 시장입니다. 독과점 공급을 하고 있으니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면 가격은 크게 반응하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돈 좀 벌어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원유생산량을 당분간 늘릴 생각이 없고, 세계 경제가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도 밝혔습니다.
세계적으로 한파까지 수요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기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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