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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선 전복' 한·중 미묘한 기류

한국 EEZ내 허가없이 조업, '잠정조치수역' 단속권 놓고 논란…한국 "정당한 단속" vs 중국 "책임자 처벌해야"

최근 서해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의 전복사고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18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북서방 72마일(116㎞) 해상에서 중국 어선 요영호(63t급)가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경비함을 들이받아 전복되면서 선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중국 정부가 한국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논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특히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북한의 도발을 놓고 중국이 결과적으로 북한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인 뒤 양국 관계에 다소 불편함이 조성된 상황에서 또다른 악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은 전력을 다해 실종 선원 구조에 나서고 사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며 한국이 중국 선원들의 인명.재산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해경의 단속은 정당한데 중국이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며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중국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와 합동조사를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핵심쟁점은 사고해역에서 중국 어선에 대한 해경의 단속행위가 정당했느냐는 문제로 모아진다.

해경에 따르면 중국 어선은 우리측 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 단속을 피해 도망가다가 양국간 EEZ가 겹치는 '잠정조치수역'에서 전복됐다.

장위 대변인은 "한중 양국의 어업협정에 따르면 양국 어선은 모두 이 (사고) 해역에 들어갈 수 있고 양국은 각자 자국 어선에 대한 법 집행만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잠정조치수역'에서는 한중 양국 모두 자국 어선에 대해서만 단속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은 중국 어선이 우리 측 EEZ에서 허가없이 조업했기 때문에 불법행위가 명확하고 이럴 경우 '잠정조치수역'에서도 단속권이 있다는 입장이다.

EEZ는 보통 200해리(370㎞)까지의 수역에 대해 천연자원의 탐사.개발을 비롯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는 유엔(UN) 해양법상의 개념으로 타국 어선이 이 해역에서 조업하려면 연안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01년 6월30일 발효된 한중어업협정에도 양국은 상대국 EEZ에서 조업할 수 있지만 상대국이 입어허가증을 발급한 국민 및 어선만 해당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중국 어선 요영호의 경우 불법조업에 속하고 한중어업협정은 상대국 국민 및 어선의 위반사실을 발견할 경우 주의를 환기시키고 이를 상대국에게 통보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해경의 단속행위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국 어선 전복사고가 단순한 영사사건이기 때문에 외교적 마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차분한 대응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대변인이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은 했지만 외교채널을 통해서는 전혀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경이 현장 동영상과 레이더기록 등 증거를 모두 갖고 있고 그동안 중국 측에 모두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중국이 인명피해에 대한 여론 등 국내 정치를 고려해 반발하는 것 같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중국의 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자칫 양국간 외교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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