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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치료하면 낫는다…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온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던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있은 지 벌써 한 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사건을 겪고 나면 그때의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병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연평도 주민을 직접 만나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은 지 30여 일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날 현장에 있었던 연평도 주민 이규남 씨에게는 마치 오늘 일처럼 생생합니다.

[이규남(54세)/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 뭐가 이렇게 퍽, 퍽하고 퍽퍽 떨어지는 거예요. 어머, 이게 떨어지는데 점점 각도가 가까워지는 거예요. 집쪽으로.. 벌벌 떨려 가지고. 근데 불은 여기저기서 나고 난리가 난 거예요.]

꿈이였으면 했지만 36년 동안 일궈 온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고 말았습니다.

[이규남(54세)/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 이렇게 살려고 내가 고생을 했나 막 눈물이 나와서 밤새도록 앉아서 울었어요. 하루아침에 터전을, 이제까지 일궈놓은 터전을 버리고 나온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뛰고 불안하다는 이 씨, 심리검사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성진 교수/가천의대 길병원 외상심리지원센터 소장 : 생명이나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위헙하는 어떤 외상적 사건을 경험하고 나타나는 일종의 불안 장애입니다. 전쟁, 그 다음에 뭐 천재지변이나, 신체적 폭행이나 강간, 대형사고 이후에 경험한 이후에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인구 중에 1~3%가 평생 살아가면서 이 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거나 불면증, 우울감과 함께 극도의 불안함을 느끼는데요.

방치할 경우 우울증이나 또 다른 불안장애로 이어져 대인관계에 지장이 생기고 정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도 나빠집니다.

연평도에서 태어나 60평생을 살아온 변진식씨도 그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포탄파편에 맞아 눈 윗부분에 부상을 입었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의 고통이 더 큽니다.

[변진식(66세)/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 다친 것은 별거 아닙니다. 근데 마음속에 심리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나도 모르게 눈물만 나고 지금도 숨을 몰아쉬면은 그냥 숨이 가빠져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사건 직후 나타나기도 하지만 몇 년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기도 합니다.

[조성진 교수/가천의대 길병원 외상심리지원센터 소장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즉시 나타날 수 있지만, 후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잠을 못 주무시거나 불안하시고, 예민하시고, 우울하실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아닌가, 의심을 하시고,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그러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치료를 받으면 잘 나을 수 있는 병입니다.

특히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환자의 예민한 반응과 달라진 행동들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라고 전문 의사들이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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