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리 군의 20일 연평도 포격훈련후 한반도 위기사태의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우선 훈련 자제를 요구했는데도 우리 군이 훈련을 강행한데 대해 아직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기존의 태도로 볼 때 공식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적지않아 보인다. 이날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미주 담당 부부장은 한국군의 실탄사격훈련과 관련한 호주 기자들의 질문에 "누구도 한반도 남북한 주민들이 피를 흘리게 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중국은 무엇보다 한국군의 훈련에 북한이 대응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른 아침부터 한반도 긴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던 관영 중국중앙(CC)TV가 이날 한국군의 훈련 강행결정 소식과 훈련 개시-종료를 포함해 연평 특집을 매시간 정규뉴스로 다루면서 북한의 반응을 한 꼭지로 다루고 있는데서도 중국 정부의 그 같은 우려가 읽힌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군의 연평 실탄사격훈련 실시가 결정되고 실행된 이날 공산당과 정부의 모든 외교채널을 동원해 북한에 대응을 하지말라는 요청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한의 훈련 강행에 '강(强) 대 강'으로 맞서면 자칫 예상하지 못할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논리를 펴면서 자제를 당부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군의 훈련 강행이 예상된 지난 주말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간 전화회담, 그리고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남북한 모두에게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고 훈련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이날 새벽 러시아의 제의로 실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한반도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자는 한국과 서방의 주장에 온 몸으로 맞서 결국 회의 결렬을 이끌어내는 '북한 감싸기' 외교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해서는 안된다고 설득하면서 그 대가로 외교적인 '지지'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그러나 전례에 비춰볼 때 북한이 남한의 이번 실탄사격훈련에 '적당한' 시기를 잡아 보복성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남한에 과거와는 다른 외교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중국은 지난 17일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와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따로 불러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 데 이어 18일에도 류 대사에게 다시 면담을 요청해 남북간 무력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실시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런 베이징의 기류로 볼 때 이날 우리 군의 훈련강행을 계기로 중국 외교부가 재차 류 대사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멀게는 천안함 사태와 더불어 가깝게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 그리고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 측이 중국에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하는 공세 분위기였다면 한국군의 연평 근해 실탄사격훈련을 계기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공세로 바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은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반도 위기사태 해결을 위해 지금은 무엇보다 냉정과 자제가 필요하다면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내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군의 이날 실탄사격훈련에 대해 그 의도가 한국내 정치적 상황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북한에 비판적인 성향인 장롄구이(張璉괴<王+鬼>)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한국 내에서 반북감정이 크게 솟구친 가운데 원래 보수주의적인 이명박 정권은 이런 변화를 이용, 대북 강경정책을 펼쳐 한국내의 정치적인 압력을 완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CCTV 등이 평론원의 논평을 통해 향후 한반도 위기사태는 북한과 미국간 직접대화에 달려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을 통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와 우라늄 농축을 위한 핵 연료봉의 외국 반출, 1만2천개의 미사용 연료봉의 판매를 협의하는 데에도 동의했다는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이를 계기로 한 북미대화 재개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베이징의 다른 소식통은 "중국은 한반도 위기사태는 결국 북미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으며 우라늄 핵위협 논의를 고리로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고 이어 6자회담 재개로 이으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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