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주말 연평도 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한다는 합동참모본부의 발표에 안정을 되찾아가던 연평도가 금세 술렁거리고 있다.
16일 오후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사격 훈련 소식을 전해 들은 면사무소 직원들은 군 당국의 정확한 계획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텔레비전 음량을 키우는 등 뉴스에 관심을 집중했다.
해병 연평부대에서도 곧바로 이번 사격 훈련의 영향으로 섬을 떠날 주민이 있는지 파악해 달라며 면사무소에 협조를 요청했다.
장흥화 부면장은 "사격 훈련을 하려면 빨리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주민들이 돌아오고 섬이 안정을 되찾는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부인이 인천에 나가 있다는 면사무소의 한 직원도 "아내가 전화해서 사격 훈련이 끝나면 들어오겠다고 한다"며 "주민들이 섬에 들어오려면 빨리 훈련을 끝내는 게 낫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북한의 포격으로 인한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같은 불상사를 겪어야 하는 건 아닌지 잔뜩 불안한 표정이었다.
주민들은 사격 훈련 재개로 연평도에 긴장이 고조돼 주민들의 복귀가 더 늦어질 거라며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민 김모(39)씨는 "사격 훈련 소식을 듣고 '아직 주민들이 들어오려면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주민들보고 들어가라고 하면서 이렇게 하면 주민들이 들어오겠느냐"라고 성토했다.
김씨는 "주민들은 아직도 그때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정부가 대피시설이나 안전시설도 제대로 안 갖춰 놓고 또 훈련을 한다는 건 너무 안이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옆에서 함께 텔레비전을 보던 40대의 또 다른 김모씨도 "가뜩이나 무슨 소리만 나면 깜짝깜짝 놀라는데 한 번 해보자는 것도 아니고 뭐냐"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이렇게 긴장을 조성하면 주민들보고 들어오지 말란 얘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일부 주민은 애써 태연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포격 이후 단 한 차례도 섬을 떠나지 않은 신유택(70) 할아버지는 "지난번에 한 번 (포격)했으니 이번에는 못할 거라고 믿는다. 만약에 북한이 한 번 더 하면 그때는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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