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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훈련? 뭔데요 그게" 외면 당한 대피훈련

<8뉴스>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특별 대피 훈련이 오늘(15일) 전국에서 실시됐습니다. 하지만 홍보 부족에 시민들의 무관심까지 겹쳐 맥빠진 대피훈련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훈련 공습경보가 울리자 길을 걷던 시민들이 가까운 지하공간으로 대피합니다.

도로를 달리던 차량들도 일제히 갓길로 멈춰섰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각 국회 로비에선 중진 의원들까지 참석한 지역 특산와인 시음회가 열렸습니다.

훈련경보가 울리고 벽에 걸린 시계가 훈련 시간임을 분명히 알려주지만 신경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기말고사 기간인 대학가는 훈련과 아예 담을 쌓았습니다.

잠깐만 대피해 달라는 경비요원과 학생들의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시험 지금 보러 가야 하는데요? (5분이면 돼, 5분이면.)]

일부 학생들은 무슨 일이냐고 되묻습니다.

[민방위 훈련이요? 뭔데요 그게?]

도로 위에서도 혼란은 계속됐습니다.

날씨가 춥다며 버스에서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 승객들.

[버스운전기사 : (승객들이) 추워서 못 내리시겠다고, 여기가 더 안전하다고 얘기하시는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들도 대피하라는 통제요원들의 말을 아예 무시합니다.

[고속버스터미널 통제 요원 : 총알이나 날아와야 그때 그렇게 (대피)하지, 말 안들어요.]

연평도 포격으로 10년 만에 처음 실시된 전국민 대피 훈련.

홍보부족에 시민들의 무관심까지 겹쳐 1975년 민방위대 창설 이후 최대 규모라던 특별 대피 훈련은 맥빠진 졸속행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서진호, 홍종수,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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