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지난 8일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부사장 30명, 전무 142명을 포함해 490명이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는군요. 삼성 그룹에 입사한 직원 가운데 1% 정도만 임원이 된다고 하니까, 군대로 치자면 '별'을 다는 셈입니다. 소위 '가문의 영광' 이라고 불리는 대기업 임원이 된 당사자도 물론 좋겠지만, 회사 근처 식당과 술집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합니다.
승진이 있었던 지난주 금요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을 찾았습니다. 가뜩이나 연말이라 송년회로 들썩이는 요즘, 삼성의 대규모 승진이라는 호재가 겹쳤기 때문인지 좋은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회사 근처의 한 고급 한우 전문점. 예약 상황판이 단체 손님으로 가득찼고, 12월 달력에도 단체 예약이 많이 밀려있었습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승진한 임원들은 통상적으로 소속 부서원과 입사 동기 등 챙겨야 할 사람들에게 5번에서 10번 정도 승진 턱을 낸다고 합니다.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이렇게 승진턱을 내다보면 개인당 2~3천만원 정도, 아무리 적게 써도 천만원 정도는 쓴다고 합니다. 단순히 따져봐도 약 100억원의 돈이 서초동 삼성타운과 삼성전자 수원공장 주변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니까 주변 음식점들에게 특수는 특수인 것 같습니다.
너무 흥청망청 돈을 쓰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눈총이 걱정스러웠는지, 삼성 최고위 층에서는 최근 이번 임원 승진 대상자들에게 각자 이름으로 된 기부금 영수증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번 송년회, 신년회는 가급적 조용하게 보내라는 보이지 않는 일종의 신호겠죠.
기업이 잘되고, 직원들이 여유가 생기고, 그 돈이 사회 곳곳으로 원활하게 돌면서 경제가 활력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아랫목이 너무 좁다는게 아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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