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12시간만에 예산 뚝딱…그날 밤 국회에 어떤 일이?

<8뉴스>

<앵커>

네, 그런데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하던 그날 밤에도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민원이 담긴 이른 바 '쪽지예산'을 밀어넣기 위해서 분주히 움직였다고 합니다.

그날 밤 국회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예산안 강행처리 전날인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장을 먼저 점거하려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 소위원회는 중단됐고, 정부와 여당 일부 인사들만 모여 밤새 비공개 예산안 실무조율 작업을 벌였습니다.

1년 나라살림이 12시간도 안 된 짧은 시간에 날림으로 짜여졌습니다.

예산 증액 심사 자료는 쳐다보지도 않았을 정도로 엉터리였다고 한 관계자는 털어놓았습니다.

[예산결산위원회 위원 : ((증액심사) 자료가 1천 페이지는 되겠네요?) 1천 페이지 정도 되죠. 그런데 그걸 심의를 못 한 거죠. 심의를 못하고 (처리한 거죠.)]

안에서는 부실 심사, 밖에서는 국회의원들의 민원성 쪽지가  계속 전달돼 왔습니다.

[예산결산위원회 위원 : 쪽지 예산이니, 쪽지니 해가면서 (의원들) 다 제 출했어요. 국회의원 전원이.]

이 와중에 이른바 실세들이 전한 쪽지는 힘을 발휘했습니다.

모두 3,500억 원이라는 돈이 긴급 배정됐고, 이 가운데 약 2,500억 원은 나라를 위한 예산이 아닌 개인의 민원성 예산이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 한 편에서는 여야가 서로 대치하고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지역구 사업 증액시키기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어다녔습니다. 말 그대로 입체적인 작전에 의해서 진행됐다고 보면 됩니다.]

여야의 격렬한 충돌 속에서도 정작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최종 예산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불과 12시간의 밀실회의에서 결정된 부실과 졸속, 나눠먹기가 겹친 결과입니다.

국회 예산심의의 문제점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나라살림을 위해 이제는 정말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종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