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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도서 요새화로 주목받는 '금문도'

중국에 훨씬 가까운 섬…전체가 거대한 지하요새, 최전방 군사기지에서 협력의 상징으로 변모

포탄이 날아다니던 최전방 군사기지에서 중국과 대만간 협력의 상징으로 탈바꿈한 곳.

중국 대륙에 훨씬 가까운 대만 영토인 금문도(金門島.진먼다오)의 과거와 현재를 쉽게 설명해 주는 말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우리 군이 서북도서의 요새화를 검토하면서 금문도를 모델로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곳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금문도는 대만의 섬이지만 대만에서는 190㎞나 떨어져 있으며 중국 본토에서는 불과 1.8㎞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이곳은 1949년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가 본토에서 대만으로 패퇴할 때 최후의 보루로 삼은 곳으로 대만 입장에서 최전방 기지다.

중국 공산당은 줄기차게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공격을 가했지만 요새화를 통한 철저한 방어로 여전히 대만의 영토로 남아 있다.

이곳은 1958년 8월 중국 인민해방군이 47만발의 포탄을 쏟아부으며 무자비한 공격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군이 결사항전하면서 중국의 수중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이 전투는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을 희생시켰고 한국의 최병우 기자를 비롯해 3개국 5명의 기자도 종군 기자로서 이 전투를 취재하다 순직했다.

대만은 이후 이곳을 지하요새화하기 시작해 1992년까지 요새화 작업이 진행됐다.

동서 20㎞, 남북 길이 5~10㎞인 섬 전체는 땅속으로 그물망처럼 연결해 요새화됐다.

지하에는 폭 1m, 높이 2m의 지하통로가 2㎞나 이어진 민간 대피소들이 12곳이나 건설돼 있으며 긴급 구호장구와 비상식량 등을 갖추고 있다.

각 대피소 길이를 연결하면 무려 10㎞나 되는 갱도가 거미줄처럼 도시 곳곳으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갱도는 차량 2대가 교차 통행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지하 2층으로 건설된 지하도시같은 이곳은 4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화생방 방어시설과 지하 비행장을 포함해 주민 전체가 대피해 생활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1961년부터 5년간 구축한 적산(翟山.서남방 위치) 수로는 길이 101m, 폭 6m, 높이 3.5m이며 사유(四維.동남방 위치) 수로는 길이 790m나 된다.

중국의 금문도에 대한 포격은 1958년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이어졌으나 1979년 1월 1일 미국과 중국이 '핑퐁외교'를 통해 역사적인 수교를 함으로써 중단됐다.

양안(兩岸)간 전쟁의 상처를 가진 이곳은 이후 양안간 교류의 첨병으로 탈바꿈했다.

포탄이 난무하던 바다는 양안 사이에 생필품을 운반하는 목선들로 채워졌고 1990년대 이후 이곳은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중국 대륙과의 직항로가 열리고 중국인의 관광이 시작되면서 지하 요새는 한해 수십만 명이 찾는 관광 상품이 된 것이다. 인민해방군이 난사했던 포탄 껍데기로 만드는 기념품 '포탄 나이프'는 평화의 섬 금문도의 현재의 모습이다.

특히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양안 관계가 밀접해진데다 최근 양안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발효되면서 이곳은 양안 협력의 최일선이자 상징적인 곳으로 변모했다.

금문도와 가장 가까운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 사이의 바다에서는 양안이 함께 개최하는 횡단 수영대회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우리 군이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북도서를 요새화하면서 이곳을 모델로 삼으려는 이유로는 이곳이 지리적으로 유사점이 크고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만에서 멀리 떨어진 대만 영토인 금문도는 우리의 영토지만 육지로는 오히려 북한 쪽에 훨씬 더 가까운 서북도서와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서북도서의 영토주권을 수호하고 주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면 지하요새와 같은 탄탄한 보호시설 구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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