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네, 그런데 이 난장판 속에서도 지역구를 갖고 있는 이른바 실세 의원들은 챙길 것, 다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으로는 싸우면서 뒤로는 서로 챙겨주는 정치권의 이중적 행태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예산심사에 들어갈 때만 해도 여야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김무성/한나라당 원내대표(지난달 19일) : 국회는 삭감하는 곳입니다. 예산 깍는 것 정부가 의욕을 가지고 이렇게 하겠다고 안을 만들어 오면 이 것은 너무 강하다 깎으라 해가지고 깎는겁니다.]
[박지원/민주당 원내대표(지난달 15일) : 묻지마 영수증도 없이 들이대는 업무 추진비에 대해서 강력한 삭감운동을 실시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바탕 폭력사태까지 치른 뒤의 새해 예산을 뜯어봤습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지역구인 포항과 울릉도 관련 예산을 정부원안보다 무려 1,623억 원 늘려 이른바 '형님 예산'의 힘을 과시했습니다.
예산 심사의 칼을 쥔 자리,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인 이주영 의원은 자기 지역구에 430억 원을 추가 배정했습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182억 원,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33억 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65억 원을 지역구 예산으로 더 가져갔습니다.
늘어난 지역 예산은 대부분 도로나 항만 같은 SOC 예산, 이렇게 늘리다 보니 내년 SOC 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6,400억 원이 늘어났습니다.
연평도 사태 이후 추가된 국방 강화 예산보다 2,000억 원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싸우면서도 뒤로는 서로 적당히 챙겨주는 지역 예산, 혈세로 표현되는 세금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집행되는지 감시해야 할 국회가 힘의 논리에 의해, 제 멋대로 세금을 가져다 쓰고 있는 것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최준식,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