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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앱] 더딘 정보공개, 민간은 한숨

"공무원 인식 전환 느려"

한 개발사 대표 강모씨는 11월 말 날씨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기상청에 날씨 정보에 대한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요청했다가 정보 공개를 거부당했다.

IP 주소당 트래픽 제한이라든가 그런 정책 자체가 없이 공개 예정조차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날씨 예보 정보는 버스 실시간 정보와 달리 하루에 한두 번 만 접근해도 된다"며 강씨는 갑갑해했다.

8일 정부기관 및 광역자치단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현황이 공개되면서 공공정보 공개화 추진 현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간에서도 공공정보만 공개됐다면 앱 개발 여지가 충분한 서비스들을 정부 측이 직접 제작하는 현상이 여실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공정보 공개보다는 자체적인 서비스 제작에 열을 올림 셈이다.

지자체의 여행정보와 일부 기관의 법률 정보 등은 민간에서 소셜미디어 및 위치기반 정보 등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가 추진한 공공정보 공개화는 '서울버스' 앱에 대한 경기도의 정보 차단에 따른 논란으로 가속도가 붙었지만, 스마트폰 도입으로 인한 민간 분야의 빠른 전환 속도와 비교하면 아직 거북이 걸음이다.

영국의 경우 민간 산업 육성을 목표로 이미 2001년 공공정보등록소에 정부기관이 보유한 정보자산의 소재정보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공공정보 개방에 나서고 있다.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정보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공공정보 공개화에 나서자 스마트폰 사회의 도래와 맞물려 민간 서비스 창출까지 활성화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미국은 현재 교통ㆍ의약품ㆍ안전ㆍ범죄ㆍ비만ㆍ고용ㆍ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27만2천여개의 공공정보와 데이터를 'data.gov'를 통해 제공, 지난 9월 기준으로 민간 분야에서 총 236개의 앱이 개발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정부 측이 공공정보 공개화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정부 측은 공공정보의 공개화에 난맥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공무원들의 더딘 인식 전환에 원인을 돌리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도 상당수의 공무원이 공공정보를 국민의 자산이 아니라 각 기관의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기관이 이미 앱이나 모바일웹으로 개발한 특정 공공정보를 공개한 뒤 민간 영역에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작해 인기를 끌 경우 비교당할 수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기관의 앱은 기본적인 다운로드 건수를 제외하고는 이용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행안부가 공공정보 공개의 창구 기능을 위해 만든 공공정보활용지원센터가 제구실을 못하는 점도 문제점이다. 한 저작권 관련 단체 회원들이 공공정보활용센터에 정보 공개 신청을 했지만, 절차적 문제 등으로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공공정보활용센터는 민간에서 공공정보 공개 요청을 할 경우 각 기관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절차적 번거로움 때문에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상당수의 민간 개발자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실태다. 이 같은 난맥상은 공공정보활용센터의 법적 지위가 보장되지 않은 점도 한몫하고 있다.

민간의 공공정보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오픈 API(응용프로그램환경)화도 더딘 실정이다.

정부는 올해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상과 교통정보 등 사용성이 높은 정보에 대해 순차적으로 오픈 API를 추진하고 있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지만, 민간의 요구 수준을 맞추기에는 속도가 턱없이 느리다.

일부 정부기관 및 지자체은 공개화 추진 시 저작권 문제 해결 등에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여기에 공공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활용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로 공공정보를 PDF 파일로 공개해 세부 내용을 링크 등으로 활용할 수 없게 한 것도 부지기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공공정보활용지원센터를 통해 앱 개발을 위해 제공한 공공정보 건수 51건, 실제 앱 개발에 활용된 데이터는 35건에 불과하다.

이에 행안부는 공공정보활용센터에 공개된 공공정보를 집적해두는 장터를 만들기로 하는 등 문제점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또 정부기관 및 지자체의 공공정보 공개화 실태조사를 통해 각 기관별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공공정보 공개 담당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정보의 개방은 민간 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 발굴 및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통합적인 가이드라인 아래 규격화된 유용한 공공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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