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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토리] 동고동락 40년…꿈을 쫓는 매 사냥꾼

<앵커>

'매 사냥'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매를 길들여 꿩이나 토끼를 잡는 건 4천 년을 이어 내려온 우리민족의 전통 사냥 방식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어서 이 전통을 지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 돼버렸습니다.

우리 전통 매사냥의 달인, 무형문화재 박용순 응사를 <人 스토리>에서 만났습니다.



알에서 깨어난지 일년이 채 안된 보라매 응순이.

날카롭고 예리한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봅니다. 

주인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냥감 추격에 나서는가 싶더니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꿩 사냥에 성공합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는 응사, 즉 매사냥 전문가 박용순 씨입니다. 

[이혜승/아나운서 : 이렇게 자식 같은 매가 훈련 후에 사냥에 성공했을 때 기분이 어떠신가요?]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아이고. 대견하죠. 아까 매가 꿩 채러 날아가는 거 봤죠? 용감무쌍하게. 그래서 역대 영웅호걸들이 매를 좋아하는 거죠. 이 용맹한 모습도 멋있고 행동도 멋있고. 매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가 매와 인연을 맺은 것은 40년전.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초등학교 5학년때 산에 놀러갔다가 참매보다 조금 작은 참매의 사촌 동생 정도로 보면 되는 새매라는 게 있어요. 새매 새끼를 주워ㅇ노 게 매 하고 인연이 돼서 그 이후에 50살이 훨씬 넘은 이 나이까지 매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 1984년부터는 매 사냥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군대 갔다 와서 충남금산 진산에 강종석 어르신이라고 있어요. 그분은 일제 시대부터 매 사냥을 했던 분이에요. 금산에서 유명한 우리 전통 매 사냥을 배웠죠.]

그 때부터 지금까지 잠을 잘 때도 박용순 씨 곁에는 항상 매가 함께했습니다.

송골매 '장군이'와 참매 세 마리를 훈련시키다 보면 하루해는 짧기만 합니다.

먹이를 포획하는 훈련은 기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입니다.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자유롭게 날던 매가 어떻게 사람을 따르냐? 정성입니다. 한 마디로 매사냥을, 결론만 얘기하면 정성과 사랑입니다. 관심이고. 그래서 야생에 자유롭게 날던 성질 급한 매가 사람을 따른다는 것은 강제로 한다거나 억지로 하려고 하면 이게 안 되잖아요.]

매를 항상 곁에 두다보니 직장에서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이 매를 데리고 가니까 사장이 안 좋아하더라고요. 물론 내 일 다 하고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매) 밥을 주고 하는데 그것도 못마땅한 거에요.]

지난 2000년, 대전시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되자 결국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이후, 그의 벌이는 매달 받는 무형문화재 지원금 70만 원이 전부.

아내까지 생활전선에 나서야 했지만 기족들은 그가 자랑스럽습니다.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우리 막내가 그린 거예요. 네, 아버지가 남들처럼 용돈은 팍팍 못 주더라도 프라이드가 대단하죠.]

지난 2003년부터는 단독주택에서 '고려 응방'을 운영하며 교육과 시연회를 갖는 등 전통 매사냥 문화전승에 힘쓰고 있습니다.

회원만 500여 명, 전국에서 그를 찾아오지만 매 사냥법 전수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매는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로 무단으로 포획하거나 소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제대로 전수교 육을 받고 이수자들한테는 소수지만 법적인 제도를 만들어서 그 사람들이 안전하게 전통문화인 매사냥을 전승할 수 있는 길을 터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고진감래라고 박 응사는 얼마전 경사를 맞았습니다.

우리나라와 프랑스 등 11개국이 공동 신청한 매 사냥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입니다.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내가 고생도 많이 하고 욕도 들으면서 이 날까지 왔는데, 아내도 고생 시키고. 감개가 무량하죠.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고요.]

꿈도 더 커졌습니다. 

[박용순/대전 '매 사냥' 무형문화재 : 전통문화라는 건 같이 즐기고 향유할 때 발전하는 거지 폐쇄적이기만 하면 사라지는 사례를 많이 봤거든요. 저는 전부 공개하고 (매 사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이제까지는 저 혼자 (매 사냥을) 외롭게 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같이 기르고 싶다는 게 저한테는 큰 기쁨이고 행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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