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증빙자료 제출 거부…양해각서 불투명

<앵커>

현대그룹의 승리로 끝나는 것 같던 현대건설 인수전이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오늘(29일)로 예정된 채권단과 현대그룹의 양해각서 체결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박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대그룹은 어제까지 현대건설 인수자금의 출처와 관련해 추가 증빙 자료를 제출하라는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정책금융공사와 외환은행 등 주주협의회는 현대상선 프랑스 현지법인이 보유한 1조 2천억 원의 대출 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대출계약서 등을 요구했지만 현대그룹은 법이나 입찰 규정에 없는 요구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오늘 운영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오늘이 시한인 현대건설 주식 매매를 위한 양해각서, MOU를 현대그룹과 맺을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그룹과 MOU를 맺을 경우 논란이 커진 인수자금의 출처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는 부담을 져야 합니다.

그렇다고 MOU를 연기하거나 우선협상 대상자 자격을 취소하면 당장 현대그룹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그룹은 인수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을 퍼뜨린 배후로 현대차 그룹을 지목하고 오늘 5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