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졌고, 이후 입시관련 소식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입시관련 보도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비판받을 부분들이 많습니다. 교육 환경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은 대학 수학능력 시험을 하나의 국가적 이벤트로 간주하면서 오랫동안 이루어졌던 관행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대학 수학능력 시험의 보도는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보입니다. 우선 대학에 입학하는 것 자체를 지나치게 일반화 하고 있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과거에 비해서 대학 정원이 크게 늘어나고, 뜨거운 교육열 때문에 대학생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대학에 입학하지 않는 청년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수능 준비 과정이나 당일의 보도들을 보면, 대학 외의 다른 선택을 한 청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대학을 인생의 당연한 통과의례처럼 보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도방식은 간접적으로 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과 경제적인 이유로 대학을 가지 못한 사람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편 수학 능력시험 보도의 정형화도 문제입니다. 지난 11월 18일 SBS 보도를 보면, 예년과 다름없이 시험장에서 응원하는 후배들과 뒤늦게 도착하는 수험생들의 풍경을 전하고 있습니다. 보도 역시 그 풍경이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하지만, 이를 다루는 보도 역시 정형화 되어 있습니다. 이런 정형화는 시험 결과에 대한 수험생들의 발표 보도에서도 나타나는데, 시험의 난이도를 평가하는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난이도 보도는 모든 수험생에 해당하는 것임에도 일부 수험생들에게 상황을 확대해석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후에 일종의 눈치작전 관련 보도와 대학 줄세우기 보도가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신문들의 경우에는 정확한 점수대를 발표하며 어느 점수면 서울대, 연고대 상위권 등 이른바 스카이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고, SBS는 19일 보도에서 '성적 뚝 눈치경쟁'이라는 보도에서 하향 안전 지원이 예상된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른바 대학에 서열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그러한 현상을 당연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언론에서 일종의 가이드 라인으로서 대학 서열을 당연하게 보도를 하는 것은 우리사회에 위계적 학벌관계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언론은 국가적 이벤트로서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대입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대학별로 개별적 입시 방식이 늘어나는 등 교육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언론의 '대학 줄세우기식' 보도는 여전합니다. 언론은 수능을 이벤트로 보도하기 앞서, 우리나라 교육이 갖고 있는 입시위주 풍토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들어 아시안게임의 태권도 판정 문제로 대만 내에서 반한감정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언론이 보도하는 다소 감정적이고 과격한 영상은 우리 시청자들의 마음을 크게 자극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이러한 대만의 반한감정의 원인에 대해서는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해석을 내리지 못하는 미숙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SBS는 태권도 경기에 참가했던 대만의 양수쥔 선수가 실격패를 당하면서 대만 내 반한 감정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해서 한국상품을 파괴하는 행위와 태극기를 불태우는 행위를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물론 이 장면은 대만의 텔레비전 뉴스에서 다룬 장면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기는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매우 불편한 감정과 나아가 분노를 유발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SBS 보도는 한국인 심판이 없었고, 판정에도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함으로서 대만인들의 반응이 다소 지나치다고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22일 아침뉴스에서 앵커는 "대만인들의 분노가 엉뚱하게 반한감정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보도는 지나치게 현상만을 다루고 있어서 한국과 대만의 관계에 있어서 부정적인 기능만 하게 됩니다. 즉 반한 감정을 갖는 나라에 대해서 반대 심리를 자극함으로서 감정싸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사실 대만이 우리나라에 반감을 갖게 된 이유는 과거 92년에 과거 중국과 외교수립을 하면서 국교를 단절했던 부분이나, 각종 수출에 있어서 우리 주력 산업과 일일이 충돌하는 등의 문제, 대만 보수 세대의 한류에 대한 반감 등 다양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대만의 분위기를 우리 시각에서만 전달하는 것은 양국 관계에 있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편 SBS 보도는 사태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외교적 대응에 대해서 크게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타이베이 주재 한국대표부는 반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교민과 유학생들에게 당분간 말과 행동을 각별히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는 내용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20일 주말의 SBS뉴스 보도에 따르면 "외교통상부는 판정이 한국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필요할 경우 대만주재 한국대표부가 대만 정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주 소극적인 대응방식만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대만의 반한감정이 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필 필요가 있다면, 그에 대한 대응 역시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후 22일 SBS 아침뉴스에서 보도된 것처럼 "상황이 심상치 않자 대만 정부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크게 보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의 비판의 소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위상이 커진 만큼, 다른 국가에서의 반한 정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국민의 감정적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방식으로만 접근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대만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보다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