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뉴욕에서도 큰 뉴스가 되었습니다. 어제 오전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 전망대' 시간에, 뉴욕에 있는 유엔 안보리, 그리고 월가는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을 어떻게 보는지에 관해 문답을 나누었습니다.
그냥 길게 쓴 칼럼 형태의 글에 비해, 문답형이라 오히려 쉽게 읽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여기에 내용을 소개합니다.
Q. 뉴욕의 유엔본부에선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지요? 안보리 이번달 의장국인 영국의 대사가, '연평도 도발 문제를 다루기 위한 긴급회의가 필요하다'고 얘기한 것으로 보도됐었는데, 안보리 회의에서 연평도 건이 논의됐습니까?
A.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연평도 얘기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Q. 왜 그렇죠?
A. 피해당사국인 한국이 연평도 문제의 안보리 논의를 위한 아무런 공식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보리 입장에서 볼 때는 연평도 문제는 국지적인 지역분쟁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사국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한 직접 나서서 뭔가를 하기는 애매한 상황입니다.
안보리 주요 이사국들이 볼 때는 사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우리 국민이 느끼는 안보현실과 국제외교 현실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그러면 왜 긴급회의가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왔던 건가요?
A.반기문 사무총장이 안보리 의장인 영국 대사에게, 안보리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을 했었습니다. 반 총장은 천안함 때도 그랬지만, 한반도 안보 이슈가 나오면 외신기자들 앞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 내 고국에 대한 애정'을 말하면서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곤 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겁니다.
사실 유엔에서, 반 총장의 직접 관할인 사무국과 안전보장이사회는 상하관계가 아니고 서로간 일정한 독립성이 유지되는 관계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세계적으로 충격을 준 사건 직후에 유엔의 얼굴이자 리더인 사무총장이 직접 부탁하니까, 안보리 의장인 영국대사도 일단 성의표시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러면, 우리 정부는 안보리에 연평도 문제를 회부하지 않기로 한 건가요?
A. 서울의 청와대와 외교당국에서 사실상 내부방침이 그렇게 정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외교적으로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Q. 왜 그렇습니까?
A. 천안함 사태때도 그랬습니다만, 중국의 태도가 가장 큰 이윱니다.
이번 사건이 터진 이후,정부가 다각도로 중국측의 반응을 떠 봤는데, 이번에도 중국은 북한을 지목해서 비난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묻는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보리는 다자협의의 장이기 때문에 상임이사국의 일원으로서 거부권을 지닌 중국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중국은 우리 대통령 뿐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설득해도 눈 하나 꿈쩍 않는 상대인지라,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는 상식에 비추어 봐도 안보리에 이 문제를 들고 가는게 실익이 없다는 것이죠.
Q. 하긴, 더 이상 북한에 실질적인 압력이 되는 조치를 안보리에서 내놓을 것도 없는 상황 아닙니까?
A.그렇습니다. 잘 해야 비난 결의안인데, 그것마저 사실상 불가하다는 게 이미 천안함 외교전 때 입증됐습니다.
게다가, 안보리에 연평도 문제를 올리면 어쩔 수 없이 남북한 논리 공방을 펼쳐야 합니다. 이러면 북한에게 "남측의 도발에 대해 자위권을 발동한 것"이라는 오도된 주장을 할 수 있게 멍석 깔아주고 마이크까지 쥐어주는 셈이 됩니다. 그럴 필요가 있느냐 하는 의견이 정부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태 때는 이미 배가 바닷속에 가라앉아버린 뒤였기 때문에 이번과는 문제의 양상이 달랐습니다. 연평도의 경우, 이미 당시에 군사적 무력 대응까지 마친 상태여서, 굳이 외교적 논란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Q. 뉴욕증시가 수요일에는 북한의 도발을 주요 이유로 해서 140포인트 이상 떨어졌었지요?
A. 오늘(25일)은 어제의 낙폭을 모두 회복하는 강한 반등을 보였습니다. 다우존스 지수가 150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11,187선을 기록했는데, 급락하기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더 오른 겁니다.
한반도에서 추가 분쟁이 없었고, 미국내 경기 관련 호재가 많았던 것이 반등의 이유로 꼽힙니다.
하지만 다소 눈여겨 볼 것은 뉴욕시장의 국제유가 선물인데요, 하루동안 3.2퍼센트로, 꽤 큰 상승률을 보이면서 83.86달러에 이르렀습니다.
한반도 상황을 보건대 지정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석유 값이 좀 오를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한 투기적 투자가들이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다소 높은 가격으로라도 매수를 해야겠다고 덤벼든 것이 상승 이유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Q. 한국 상황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A. 세계 20여개국에서 3조5천억 달러, 우리돈 4천조 원 이상을 굴리는 세계최대의 투자회사 블랙 록(Black Rock)의 회장인 로렌스 핑크가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를 하면서 "북한은 뉴스의 중심에서 벗어나면 한번씩 이러는 것을 많이 봤다. 지금은 한국 투자 비중을 늘릴 좋은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사건 당일부터 이런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그것이 우리 금융시장의 빠른 안정에도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포스코, 국민은행 등 일부 주식들은 25일 증시에서 4%대의 강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며칠, 또는 1-2주안에 당장 한국물 저가매수에 나서지는 말고, 상황을 좀 지켜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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