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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어찌 지낼꼬"…홀로 남은 노인들 '막막'

<8뉴스>

<앵커>

네, 보시는 것처럼 거의 대부분의 주민들이 섬을 빠져 나갔지만 편치 못한 거동탓에 홀로 남겨진 노인들도 있습니다. 

불타버린 마을에 이웃까지 다 떠나 버려 상처가 더 깊게 느껴지는 섬에 남은 주민들을 한상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섬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혼자 남은 노인은 춥고 긴 겨울밤을 어떻게 밤을 보낼지 걱정입니다.

겨울을 나려고 난방유를 저장해 놓은 탱크가 파편에 맞으면서 냉골방에서 지낸 지 이틀 째입니다.

[연평도 주민 : 불 나고 다 망가졌어. 하나도 없어. 여기 기름이 하나도 없어졌어. 하나도….]

비바람을 막아주던 지붕은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안방과 아이들의 방이 있던 자리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3년 전 간신히 마련한 아늑한 보금자리는 이렇게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연평도 주민 : 폭발이 커지니까 궁금해서 와봤지. 하나도 못건졌어요. 아무것도.]

모두 떠나고 텅빈 마을에는 조각난 유리조각만 뒹굴고 있었습니다.

밀려드는 세탁물로 정신이 없어야할 동네 세탁소에는 주인이 급하게 자리를 비웠는지 다림질 도구만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주인이 떠난 횟집 수족관에는 죽은 생선들이 처참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겨우내 온 식구들이 나눠 먹을 김장을 준비하던 손길도 멈췄습니다.

동네 이웃들이 함께 모여 김장을 준비해야 할 자리에는 이렇게 다듬다만 배추만 남아있고, 마을은 밤이 되면서 더욱 적막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홍종수, 김태훈,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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