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9일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을 부활시켰지만 그 전신인 전략기획실에 몸담았던 핵심 인사 2인의 지위는 예상과 달리 복원시키지 않았다.
2년4개월 전 공식 해체된 전략기획실에서 실장과 차장을 맡았던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김인주 삼성전자 상담역이 각각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과 삼성카드 고문으로 발령받은 것이다.
삼성의 가신그룹으로 일컬어지던 이들은 그룹 통할조직이 다시 세워질 경우 한층 강화된 지위를 갖추고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었다.
과거 그룹 전략기획실에서 보여준 역량이나 이 회장의 변함없는 신뢰 등에 비춰 이들에게 다시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것.
이 회장과 전략기획실을 겨냥한 비자금 의혹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고 광복절 사면을 통해 법적 다툼이 모두 마무리된 것도 삼성이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이들이 그룹 계열사 고문으로 발령됐다는 것은 사실상 그룹 경영의 중심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이다.
이들에 대한 인사가 예상과 반대 방향으로 간 것은 그룹 통할조직을 재건하면서도 과거 전략기획실의 부정적 이미지는 확실히 털어내겠다는 뜻이 반영된 조치로 분석된다.
이학수ㆍ김인주 고문이 사법적 책임을 벗었지만 비자금 사태로 그룹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멍에를 쓸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인사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이 새로운 그룹 통할조직을 원하고 있다는 견해와도 맥이 닿는다.
이학수ㆍ김인주 고문을 다시 경영 전면에 내세워 부담을 감수하기 보다는 새로운 책임자를 임명하고 통할조직에 과거와 다른 이미지를 부여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이 "이번 인사가 일부 언론에서 지적했듯이 부정적인 이미지나 관행 등을 씻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과도 의미가 통하는 대목이다.
삼성은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을 책임졌던 김순택 부회장에게 그룹 컨트롤타워 책임자 역할을 맡겼다. 옛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의 재무분야에서 주로 일했던 이학수.김인주 고문과는 달리 김 부회장은 비서실 출신이기는 하지만 경영지도팀, 비서팀, 경영관리팀 등 '행정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맡아 왔다.
김 부회장의 발탁은 새로운 그룹 조직은 '금고지기' 역할보다는 관리와 기획, 비전수립에 주력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발빠르고 유기적으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도록 계열사를 지원하는 통할조직의 속성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김 부회장을 적임자로 택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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