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시의원과 전 시장, 국장급 공무원, 건설업체 직원까지 모두 14명이 연루된 경기 포천시의 '비리 사슬'은 얽히고 설킨 실타래와 같았다.
한 건설업자의 뇌물 공세에 비리를 감시하고 공정사회를 이끌어야 할 주요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공무원들이 너나없이 힘없게 비리 사슬에 얽혀 들어가 권력과 지연, 혈연으로 연결된, 고질적인 향토 비리의 전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전언이다.
19일 경기도 동두천경찰서에 따르면 A건설 김모(46) 대표는 2008년말 사무실을 남양주에서 포천으로 옮긴 뒤 3년전 함께 근무하던 B씨를 찾아갔다. B씨는 포천지역에서 봉사단체 활동으로 폭 넓은 인맥을 유지하고 있던 인물.
김 대표는 B씨를 영입해 전.현직 시의원, 전 시장, 국장급 공무원 등을 소개받았다.
A건설은 무면허였지만 김 대표는 2009년 2월 손쉽게 관급 하도급 공사를 따냈다.
당시 시청 국장은 김 대표와의 친분을 이유로 공사를 주라고 원청업체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시청 국장은 건설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발하지 않고 모른척했다.
김 대표는 2009~2010년 앞일에 대비해 재선에 도전하는 당시 시의원에게 1천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으며 선거운동기간 유세차의 기름값도 댔다.
공무원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계산에 전 시장에게도 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
김 대표가 보험 성격으로 스스로 돈을 뿌리며 전.현직 정치인, 공무원 등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 사이 A건설은 관급공사 1건을 또 수주했고, 지난 2월에는 전 시의원의 소개로 83억원짜리 민간공사까지 시행사로 참여하게 됐다.
전 시의원은 '아들이 6.2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며 김 대표에게 5천만 원을 요구해 1천150만 원을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같은 비리 사슬에 건설업체 직원들도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A건설 직원 3명은 이렇듯 관급공사를 따내는 과정에서 설비부문에 참여하는 시공사로부터 무려 1억 원을 챙겼다.
이같은 비리 사슬은 김 대표가 자신의 탄탄한 로비 인맥을 자랑하며 또다른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공사 알선을 미끼로 고급 승용차를 넘겨 받았는 소문이 퍼지면서 결국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 계약과 관련한 뇌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만연한 비리를 끊고 투명한 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두천=연합뉴스)
포천 비리사슬…얼킨 실타래같은 향토비리 전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