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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모는 구두쇠, 자녀는 낭비족

아들 커피 두잔 값이면 한달 생활

"시골에 있는 부모님께 차마 한 잔에 30위안(5천100원)하는 스타벅스 커피를 거의 매일 마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베이징에서 유수의 증권회사에 다니는 왕(王.30)씨는 18일 차오양(朝陽)구 싼리둔(三里屯)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다 이같이 털어놓았다.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에 사는 왕씨의 부모는 낡고 초라한 집에서 하루 2위안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 7년차로 비교적 고액인 월 1만위안을 받는 왕은 부모에게 생활비 조로 매달 1천위안을 보내지만 부모는 이 돈을 거의 쓰지 않고 모조리 저금하고 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결혼비용 등을 마련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왕씨의 대학 동창으로 안후이(安徽)성 출신의 천(陳)씨는 베이징에 들른 부모님에게 식사대접을 하면서 식사값을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4명의 외식비용이 700위안이라고 말하면 부모가 심장마비를 일으킬 것이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근검절약과 저축이 몸에 밴 부모 세대와는 달리 대도시에 진출한 젊은 세대들은 소비의 노예가 돼 카드빚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오늘날 중국의 현주소이다.

부모들은 옷을 헤질때까지 입고 신문 등 폐품을 모으는가 하면 전기와 수돗물도 최대한 아끼지만 자녀들은 마치 재벌 2세인양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고 사치스런 생활로 흥청댄다.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중국 대도시의 거리나 지하철, 버스내에서 루이뷔통 가방을 메거나 명품 스카프를 두른 시민들이 흔히 눈에 띈다.

세계의 명품 메이커들이 중국에 진입했던 20년전에 비관적이던 전망과는 달리 지하철을 바꿔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여성의 어깨에 명품 가방이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사치품이 대도시 시민들에게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집안 배경이 별로 없는 20-30대의 남녀 대도시인들은 사치와 소비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한다.

대졸 초봉이 3천-4천위안인 이들의 소비를 충족시킬수 있는 방법은 카드대출 밖에 없다.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월급의 3-4배까지 한도인 카드 대출을 한도까지 하고 무려 월 1.5%의 이자때문에 허리가 휠 정도이다.

부모세대의 근검덕분에 중국의 저축률은 GDP(국내총생산)의 53%로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신 세대는 카드 빚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부모가 어려운 생활속에도 악착같이 저축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천금같은 자녀의 '파산'에 대비하기 위해서 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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