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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춘, 금 보다 값진 패배…아키모토 "경의 표해"

<8뉴스>

<앵커>

대회 초반부터 금메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만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 왕기춘 선수의 은메달도 금메달 못지않은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어제(15일) 결승전에서 보여준 스포츠맨 정신에 상대 선수도 경의를 표시했습니다. 

주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왕기춘의 결승 상대 아키모토는 다리를 절고 있었습니다.

준결승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진통제까지 맞고 경기에 나섰습니다.

왕기춘은 상대 약점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연장까지 혈투를 펼치면서도 발 기술은 한 번도 쓰지 않았고, 업어치기로만 승부를 걸었습니다.

지난 세계선수권 때 패배를 되갚을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에서, 왕기춘은 비겁한 승리보다 아름다운 패배를 택했습니다.

심판의 애매한 판정으로 점수를 따지 못했어도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습니다.

[왕기춘/남자유도 73kg급 은메달리스트 : 제가 못 넘겨서 진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더 기술 연마해서 상대를 넘기는 방법 밖에는 없겠는데요.]

아키모토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에도 환호하지 않았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도 웃지 않았습니다.

아키모토는 기자회견에서 왕기춘이 무사의 정신을 보여줬다며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왕기춘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투혼의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상대를 배려하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며 다시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마지막 순간, 비록 패배의 쓴 잔을 마셨지만, 왕기춘의 스포츠정신은 금빛보다 더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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