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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고가 인수 논란…'승자의 저주' 우려

<8뉴스>

<앵커>

이제 관심은 현대그룹이 5조 5천억 원이 넘는 돈을 과연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데 쏠리고 있습니다. 현대그룹 측은 문제 없다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박민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대그룹은 인수전 초기부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물려준 기업을 되찾는다는 명분과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자금력 면에서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종 순간 시가의 두 배에 이르는 가격을 제시해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습니다.

문제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인수 가격 때문에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을 어떻게 이해시키냐는 겁니다.

오늘(16일) 인수주체인 현대상선은 물론 현대건설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현대그룹에 자금을 대기로 한 동양종금증권도 7% 넘게 떨어졌습니다.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그룹의 '승자의 저주'를 떠올린 겁니다.

[강현철/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 인수를 하는 현대그룹에 대한 자금조달 능력, 그리고 향후의 재무 건전성이 시장에서 일단 불투명하게 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 내부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현대건설 직원 :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세게 써 가지고, 대우 얘기도 많이 나오고… 주식도 지금 하한가치고 그러니까.]

현대그룹의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재무 약정 체결을 강요했던 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을 놓고 지나치게 가격 경쟁을 유도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남규/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국가의 국부를 창출한다는 관점에서는 자금 동원력, 재무건전성, 그리고 시너지 창출 능력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정은 회장에게는 과감한 베팅에 따를 수 있는 그룹의 동반 부실을 막아야 하는 더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유동혁,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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