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청목회 수사로 세간이 아주 떠들썩합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청원경찰들의 처우와 관련한 입법을 대가로 청목회로부터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후원금 제도를 둘러싸고 한바탕 난리가 이는 것 같았더니만, 어느새 듣도 보도 못했던 '영장 사본' 문제가 불거져 한동안 난리 법석을 떨었습니다. 검찰도 국회도, 국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터라 저렇게 물고 뜯고 하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 없습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상황의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복잡합니다만, 법조계에 계신 분이 아닌 이상, 그 내용까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모르는 것을 공부해가며 이해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렇잖아도 바쁜 세상에. 도대체 누구를 나무라고, 어떤 점을 잘못됐다고 욕해야 하는 건지, 답답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내용을 쉽게 한 번 풀어볼까 합니다.
[검찰 1:0 국회] "후원금? 뇌물!"...검찰의 선취골
주도권은 일단 검찰이 잡았습니다. 후원금의 모양새를 갖추긴 했지만, 입법 로비의 대가성을 입증하겠다며 수사에 나선 거지요. 물론, 검찰의 직접 슈팅은 아니었고요.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이 보도됐으니, 검찰이 어시스트를 하고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수세에 몰린 국회 측이 정색을 하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벤치에 앉아있던 감독과 코치들이 일제히 달려 나와 소리를 질러대는 형국이랄까요. 항상 으르렁대기만 하던 야당과 여당이 이런 때는 또 한마음 한뜻이 되니, 참 모양 빠지긴 합니다만...
하지만 여론은 생각보다 싸늘했습니다. '지들 말대로 문제가 없으면 검찰이 저렇게 수사를 하겠어? 저리들 호들갑 떠는 거 보니 좀 이상하긴 하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죠. 여론의 반응이 저러니 국회가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국회 측 반발의 핵심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받은 후원금인데, 이를 검은돈인양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청목회 사람들이 후원금을 단체로 모아서 냈다 하더라도, 의원 측이 이를 몰랐다면 법원이 이를 뇌물로 인정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검찰 수사의 핵심은 ‘의원들이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를 입증해야 하는 거지요.
그러니 공개수사가 영 마뜩찮을 테죠. 혐의 내용이 공개되면 의원들이 미리 말을 짜 맞출테고, 그럼 혐의 입증이 되지 않아 속된 말로 수사가 꽝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 일각에서 주장하는 "검찰이 혐의 내용을 일부러 흘리고 있다"는 말은 뭘 잘 모르고 하는 얘기인 거죠. 물론, 여론을 등에 업고 ‘어쩔 수 없이 수사한다’는 모양새를 갖추고 싶어 그랬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그 얘긴 핵심이 아니니 뒤로 하시고. ^^
[검찰 1:1 국회] "수사를 그 따위로!"...국회의 만회골
감독의 호통이 별반 효과를 보지 못하고 답답하게 질질 끌려가던 국회. 검찰의 우세가 점쳐지던 전반 전, 한 순간에 판세가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느닷없이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문제가 도마에 오른 거지요.
문제의 골자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엉터리로 했다'는 것인데요. 검찰이 영장 원본이 아닌 사본으로 압수수색을 했다는 겁니다.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수사를 진행했으니, 그렇게 얻은 증거는 능력이 없다는 주장이지요. 검찰은 영장 사본 집행은 일부 관행 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고요.
검찰이 국회의 직접 슛을 제대로 먹은 셈입니다. 축구로 치자면 기성용이 올려준 공을 박주영이 논스톱 발리킥으로 성공시킨 거라고나 할까요. 영장 사본 집행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말은 사실일까요?
검찰도 영장 등본을 만들어 집행할 수 있다는 북부지검의 공식 입장에, 영장을 발부해 줬던 북부지법이 함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문제를 바라보는 판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번 수사는, 재판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신문과 방송을 통해 관련 내용을 듣긴 들었는데 뭐가 뭔지 이해가 잘 안 시되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차근차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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