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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지켜준 농민의 양심, 고객은 '의리'로 보답

<8뉴스>

<앵커>

얼마전에 배추값이 폭등했을 때 값을 올리지않고 절임배추를 공급하겠다면서 예약을 받았던 이른바 '양심 농민'들 기억하실겁니다. 그런데 그 사이 배추값이 다시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또 소비자들이 보답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바 '양심 배추'가 자라고 있는 충남 연기군의 배추밭.

그런데 배추 속을 들여다보는 농민들의 마음이 영 편치 않습니다.

[강윤구/농민 : 이게 지금 속이 덜찼어요. 지금쯤 같은 경우는 속이 차야되는데, 이거 같은 경우는 50프로 뿐이 안찼다고 봐요. 속이 없잖아요.]

배추가 한창 커야할 10월에 가뭄과 한파가 잇따르면서, 크기도 속도 부실해진 겁니다.

농민들은 이런 배추를 도저히 그냥 보낼수는 없어 예약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예약을 취소해도 된다는 전화에 고객들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고객님이 좋은 배추를 원하신다면, 저희가 올해는 그런 배추가 작황이 안됐거든요. ((저희 집은) 그냥 해주세요.) 괜찮으시겠어요? (네.)]

최근 배추값이 크게 떨어져 주문을 취소할 법도 한데 전체 예약 고객 860명 가운데 취소한 사람은 불과 23명.

대부분은 배추 질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배추 파동 때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양심 배추를 그대로 받기로 한 겁니다.

[김용덕/충남 천안시 : 초창기때부터 사고 있어요. 믿고 사서 먹는 곳이니까. 좀 작황은 좀 안좋아도.]

포장까지 마친 절인배추입니다.

구매를 취소하지 않은 한 가정까지 직접 배달하겠습니다.

[서정임/경기도 안양시 : 잘 절었는데요. 농사 짓는 사람들이 힘들지, 날씨 탓이니까요, 이게요, 정말 농사를 잘못져서 그런 게 아니고.]

끝까지 신뢰를 지킨 양심 농민, 그 신뢰에 의리로 답한 착한 소비자.

늦가을 김장철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문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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