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벌써 10년 전의 일이군요. 지난 2001년 일본 도쿄의 한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고 이수현 씨 아직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한 명의 이수현이 일본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도쿄, 김현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월 도쿄대 교통공학 박사과정에 입학한 32살 이준 씨.
이 씨는 지난달 22일 밤 도쿄 지하철 네즈 역에서 한 취객이 승강장 아래 선로로 떨어지는 것을 봤습니다.
순간 이 씨는 비상벨을 눌러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멈추게 한 뒤 곧바로 선로로 뛰어내려 취객을 구했습니다.
[이준/도쿄대 박사과정 재학 : 상태를 보니까 의식이 없으시더라고요. 철로에 걸쳐있는 상태였고, 원래는 들어가는 게 굉장히 위험한데…]
이 씨는 바로 현장을 떠났습니다.
사흘 뒤 이 씨는 역 구내 여기저기에 자신을 찾는 벽보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되게 당황했었죠. 일이 잘못된 건가 싶어서, 결과가 안 좋아서 거기에 어떤 참고인을 해야된다든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던 이 씨는 휴대전화로 벽보를 찍어 학교에 조언을 구했고, 지하철 역에서 희생정신을 발휘한 의인이 이 씨란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이를 경찰과 소방서 등에 알렸습니다.
이 씨는 도쿄 지하철과 소방서로부터 다음주 감사패를 받을 예정이지만, 자신은 결코 대단한 일을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말 작은 일이고, 어쩌면 지나가던 어린아이가 넘어져서 일으켜줬을 뿐인데 그게 이런 이슈가 되고 하니까…]
(영상취재 : 안병욱, 영상편집 : 유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