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이 더위를 짜증스러워 하는 대신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고 토마토로 축제를 즐깁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또 한가지.
스페인 사람들의 생활 곳곳엔 시에스타처럼 '휴식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생활 풍습이 많은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길고 잦은 식사시간.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먹고 11시쯤 길게 아침 먹고, 2시부터 더 길게 점심 먹고, 저녁 6~7시쯤 또 간식 먹고, 밤 9시 넘어 본격적으로 저녁을 먹는 스페인 사람들.
물론 바쁜 직장인들이 이렇게 하루 5끼 식사를 다 챙겨먹긴 힘들지만 스페인에선 "밥 먹는 중간 잠깐 일을 한다"는 유머가 있을 정도로 식사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틀림없습니다.
이런 남다른 식사 풍습 덕분에 발달한 건 음식문화.
그중 스페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하몽'입니다.
하몽은 사실 전시 식량이었습니다.
15세기 전후 전 세계로 식민지를 넓혀가던 스페인 군대가 불을 피울 필요 없는 하몽을 먹었다는데요.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말린 하몽은 충분한 영양 공급원이기도 했습니다.
[로베르토 예브라/하몽 생산업체 대표 : 하몽은 콜레스테롤이 낮고 풍부한 비타민이 함유돼 있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음식이다.]
하몽 없인 못사는 스페인 사람들도 워낙 비싸서 쉽게 먹을 수 없는 특별한 음식입니다.
하몽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먹는 방법.
잘 말린 하몽을 아주 얇게 썰어 그냥 먹거나 빵과 함께 먹으면 되는데요.
별로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여기에는 '소금, 바람, 시간'의 삼박자를 맞추는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알베르토 호세/하몽 기술자 : 쉬워 보이지만 하몽 이베리코는 검증된 재료와 좋은 소금, 완벽한 건조 기술 등 자연을 최대한 이용해 만들어야 하는 (과학적인) 음식이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하몽은 우리네 김치처럼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음식이라는데요.
[페드로/스페인 시민 : 멋있는 남자에게 '하몽같다'라고 할 정도로 하몽은 스페인에서 가장 훌륭하고 중요한 음식이다.]
개성 강한 스페인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네, 바로 '타파스'입니다.
타파스의 뜻은 스페인어로 '뚜껑'.
우리말로 하자면 '한 입 요리'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파스는 그 요리법이 워낙 다양해서 1천 가지 맛과 1천 가지 표정을 가진 음식이란 별명이 있는데요.
유럽에서 저녁을 제일 늦게 먹기로 소문난 스페인에선 새벽녘까지 바에서 타파스를 즐기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산티아고/스페인 시민 : 타파스는 스페인의 전통이자 역사이다.]
[빌라드/스페인 시민 : 타파스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것이며 좋은 친구와 함께 좋은 와인을 마시며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작다고 너무 우습게보면 안 됩니다.
타파스의 다양한 맛에 취하다보면 과식하는 건 피할 수 없으니까요.
삼삼오오 새벽녘까지 먹고 마신 스페인 사람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스페인의 식사는 '오루호'를 마셔야 끝!
'오루호'는 와인을 만들고 남은 포도 껍질과 씨를 다시 발효해 만든 증류주인데요.
오루호는 알코올 도수가 30도 , 때로는 60도를 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커피나 꿀 등 다양한 감미료를 넣어 소화를 돕는 식후주로 마십니다.
[알렉칸드라 로드리게즈/오루호 관계자 : 오루호를 식후에 약간 마시면 소화가 잘 되게 돕고, 영양 흡수도 도움을 준다.]
아무리 뜨거운 태양이 방해를 하더라도, 여유로운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좋은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
열정의 나라 스페인의 하루는 오늘도 잠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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