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자녀들 좋아하는 과자나, 또 라면 포장지 속에서 애벌레가 나온다면 기겁을 하실 겁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비닐포장으로 밀봉한 식품은 안전할 걸로 생각하시겠지만, 애벌레가 포장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하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남훈 씨는 최근 라면을 먹다 깜짝 놀랐습니다.
숟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작은 애벌레가 눈에 띈 겁니다.
[이남훈/충북 제천시 : 아, 메스꺼웠죠 속이. 제가 국물에 (애벌레를) 우려내서 먹은 것 같은데…]
인터넷에는 이 씨와 비슷한 피해사례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남훈/충북 제천시 : 여기 보시면 (애벌레) 11마리 나온 분들도 있어요.]
이 씨가 발견한 벌레는 화랑곡나방의 애벌레.
쌀독에서 자주 발견돼 보통 쌀벌레라고 부르는데, 가정집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작은 나방의 애벌레입니다.
라면, 커피믹스, 과자 등 온갖 가공 식품은 물론 심지어 기저귀 생리대까지 침범해 소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식약청에 신고된 사례는 올 상반기에만 73건.
애벌레의 유입 경로가 확인된 32건 대부분이 생산과정이 아닌 유통과정과 소비 단계에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톱 끝만한 작은 애벌레가 어떻게 포장지를 뚫고 들어갔을까?
식품보관용 비닐과 가공식품 포장지에 라면, 과자, 쌀 등을 넣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10여 분이 지나자 애벌레가 강한 이빨로 비닐을 야금야금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5분 만에 구멍이 뚫리고 애벌레는 유유히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보다 두꺼운 가공식품용 포장지도 하루 만에 뚫렸습니다.
몸 길이는 1센티미터도 안 되지만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턱 앞에 포장지는 무용지물입니다.
[나자현 교수/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 : 화랑곡나방이 턱힘으로 따지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해충들 중에서 제일 센 종이라고 얘기를 할 수가 있죠.]
심지어 알루미늄으로 만든 쿠킹 호일도 이 애벌레를 막지 못합니다.
[여상헌/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 연구원 : 위에다가 알루미늄 호일로 덮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것도 뚫고 밖으로 빠져 나가버렸네요. 저희도 '이런 것까지 뚫는구나' 하고 깜짝 놀랐죠.]
전 세계 식품업계가 이 애벌레 때문에 수십년 째 골치를 앓고 있지만, 애벌레가 뚫지 못하는 비닐 포장지는 아직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엔 애벌레가 싫어하는 물질을 포장지에 입히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습니다.
[김지일/농심 포장개발팀 팀장 : 애벌레가 기피하는 물질을 찾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식품에 냄새가 베지 않게 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애벌레의 습격을 막는 방법은 생산과 유통 전 단계에서 철저한 위생을 유지하는 원론적인 것 뿐입니다.
또 되도록 유통기간이 짧은 제품을 고르고, 포장지에 공기가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한 뒤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김흥기,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조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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