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회 입법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강도높게 진행되면서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활동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맞고 있다.
12월 연말 정산을 앞두고 10만원 이하의 후원금은 전액 세액공제가 되고 10만원 을 초과한 금액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서 등을 보내면서 활발히 모금활동을 벌일 시점이지만, 사정 한파가 몰아치면서 대부분 적극적인 유치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더 위축된 모습이다. 검찰의 후원금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행동을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지난달 1천여장의 후원 안내카드를 인쇄했지만, 아직 발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 국감이 끝난 뒤 보내려고 했으나 청목회 문제가 커지면서 발송 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후원금 얘기는 꺼내기도 어려운 분위기"이라며 "이렇게 되면 올해는 안내 카드도 못 보내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매년 회사나 노동조합 등의 아는 인사에게 후원계좌 홍보를 부탁했던 비호남권의 한 의원은 올해는 이런 부탁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의원측은 "그동안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소득공제도 되니 우리 좀 후원해 달라는 얘기를 회사 사람들에게 전파해달라고 했지만 올해는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충청권의 한 재선 의원은 최근 상임위와 관련된 직능단체로부터 세미나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참석 여부를 심각히 고민했다고 한다. 평소에는 주저 없이 참석했을 법한 행사였지만 요새는 괜히 나중에 후원금이라도 들어오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나라당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영남권의 재선인 한 의원은 "국감 전에는 국감과 연계돼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사실 지금부터 후원금을 받아야 하는데 요새 후원금을 내달라고 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라고 걱정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매년 후원했던 사람들도 올해는 후원을 꺼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후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2∼3주 정도 계속될 경우 올해는 예년 모금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구 의원들은 벌써부터 내년도 사무실 운영 경비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인다.
수도권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월급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데 후원금을 못 받으면 이를 개인적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돈 없는 사람은 정치도 하지 말란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가 지역구인 한 한나라당 의원도 "국회의원을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는 정말 어렵다"며 "용처와 한도가 정해져 있는 소액 후원까지 문제삼으면 정치가 정말 암울해질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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