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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처지 바뀔 때마다 180도 변신…왜 그럴까

<8뉴스>

<앵커>

강기정 의원의 발언을 놓고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공방은 정당의 일관된 철학이나 논리가 아니고 여·야 처지가 바뀔 때마다 180도 달라지는
공방이었습니다.

한승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김윤옥 여사 로비몸통 의혹발언을 둘러싼 면책특권 공방입니다.

[김무성/한나라당 원내대표 : 앞으로 면책특원에 기대서 무책임한 의혹 제기를 일삼는 의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박지원/민주당 원내대표 : 면책특권은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원의 고유 권한입니다.]

그러나 여야가 바뀌기 이전, 두 당은 놀랍게도 정반대의 논리를 폈습니다.

면책특권 제한은 독재적 발상이라는 게 한나라당 측 주장이었고, 면책특권 남용을 막자는 것이 당시 열린우리당 측 주장이었습니다.

쟁점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놓고 매년 되풀이되는 국회 몸싸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입장이 달라집니다.

[정몽준/당시 한나라당 대표 : 민주당이 전개하고 있는 불법적 투쟁은 국회는 물론 국가의 위상을 심각하게 실추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야당시절 한나라당도 국회 점거를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 : (의장님) 한번 더 협상을 주선해 주세요.]

대치 정국 때 여당이 꺼내드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똑같은 사안인데 여당시절, 야당시절 서로 다른 얘기를 합니다.

[정세균/ 2005년 당시 열린우리당 비상위의장(여당) : 국회의장께서 힘든 결단을 해주셨는데, 그 점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정세균/ 2009년 당시 민주당 대표(야당) : 국회의 권위를 지키고 중립성을 유지해야 할 국회의장은 여당인 한나라당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한.]

야당 시절에는 검찰 수사를 못믿겠다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외치다가 여당이 된 뒤에는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말이 바뀝니다.

[안상수/2007년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야당) : 철저히 국정조사해서 파헤치고, 우리는 특별검사라도 임명해서라도 이러한 의혹을 파헤쳐야 합니다.]

[안상수/2010년 한나라당 원내대표(여당) : 야당의 정략적인 정치공세에 불과한 세종시 국정조사 요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정치에는 각 당의 철학과 이념이 담겨져야 합니다.

여든 야든 원칙의 논리가 아닌 상황의 논리로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말은 정치가 아닌 기득권 지키기일 뿐입니다.

국민의 정치불신을 자초하는 이런 말 바꾸기 대신 일관된 가치와 행동으로 국민에게 다가서는 새로운 정치 문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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