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장소가 삼성동 코엑스로 정해진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오영호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집행위원장은 4일 기자들과 만나 애초 정상회의 장소를 놓고 의견이 많았지만, 이 대통령이 코엑스가 좋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며 회의장 결정을 둘러싼 비화를 공개했다.
오 위원장은 "경호 전문가들은 코엑스가 경호에 부적절하다고 여겼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 대통령이 해외에서 온 분들이 왔다갔다하면서 봉은사도 보고 하면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해 결국 코엑스로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봉은사가 1천300년 된 절인데 그동안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정체불명의 인사들이 청년 신도를 가장해 문제를 일으키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 우리 걱정이었지만,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걱정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또 "비즈니스 서밋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애정이 남다르다"며 "본인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행사다 보니 참석기업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긴다. 얼마 전에는 G20 정상회의 초청대상에 빠진 네덜란드에서 어떤 기업이 오는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측이 호텔비용이 비싸 숙소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다른 곳으로 변경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 정도로 비싼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오 위원장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20명을 불러모으기까지 이런저런 우여곡절도 털어놓았다.
오 위원장은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아직 초보적 수준이고, CEO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다"며 "우리도 CEO를 초청하려고 하는데 연락이 안 돼서 한 달을 허송세월했다. 기업들한테 누구라도 좀 데려오라고 했는데, 거의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갑작스러운 불참 결정에 대해선 "애초 비즈니스 서밋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 본인이 사회적 기여와 관련해 직접 설명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혀온 것"이라며 "그쪽 표현으로는 '퍼스널 어텐션(personal attention)'이 필요한 일이라던데 본인이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는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기획단장이 섭외하기로 했지만, 결국 불발에 그쳤다고 한다.
또 최고 경영자가 성추문으로 사퇴한 휴렛패커드는 불가피하게 부회장이 참석하고, 프랑스 원전회사인 아레바는 직원들이 갑작스레 니제르에서 납치돼 사장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리인이 참석하는 등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국내 CEO들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신이 주관하는 라운드 테이블에 참가하는 해외 기업인사들을 다 초청해 국내에서 모의회의를 주재했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나 김승연 한화 회장은 자원개발 쪽으로 비즈니스 일정을 많이 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김영석 주 이탈리아 대사가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로베르토 폴리 에니사(社) 회장과 면담한 사실을 전하며, 에니 회장이 "한국이 가장 완벽하게 준비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찬사를 보내왔다고도 밝혔다.
한편, 주요국 정상들도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제2세션에 참석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찬 연설을 맡는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만찬 연설을 담당한다.
(서울=연합뉴스)
G20 D-7, 코엑스가 정상회의장 된 사연은?
"우리 기업 글로벌 네트워크 초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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