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금지 법제화를 추진 중인 교육과학기술부가 체벌의 대안을 어떻게 법령에 담아낼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대체수단으로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학부모 소환제'를 학교현장에 실제로 도입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4일 교과부에 따르면 체벌금지를 명문화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만든 뒤 의견수렴을 계속하는 가운데 이제 입법예고 등 법제화 절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체벌금지 법제화는 이미 교과부가 몇 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검토해 온 사안이지만,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전격적으로 체벌금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이슈를 선점하자 교과부도 본격적으로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교과부가 마련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기본 방향은 학생에게 가해지는 직접적인 체벌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도 최근 "체벌금지의 원칙은 분명하다"고 못박았다.
이렇게 되면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서울지역 초중고교에서의 체벌금지 조치가 이르면 내년 3월부터는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된다.
관건은 체벌의 대체수단으로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부모 소환제를 우리 학교 현장에 접목시킬지, 징계수단으로서 과거의 `정학'에 해당하는 조치를 부활시킬지 여부다.
학부모 소환제는 학생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가정에 있다는 점에서 교육계 일부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반대 여론도 많아 도입을 한다 해도 `소환'이라는 용어는 절대 쓸 수 없다는 게 교과부 입장이다.
정학 조치 역시 의무교육 취지에 어긋나고 비교육적이라는 이유로 이미 1997년에 폐지된 제도여서 그대로 부활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교과부는 보고 있다.
따라서 소환까지는 아니지만 학부모에게 일정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장치를 두거나 정학의 경우 가정학습, 외부기관 연수 등 다른 수단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그러나 이러한 대안을 놓고서도 찬반양론부터 효과성 논란까지 의견이 분분한 데다 체벌금지 자체에 대한 교단의 반발도 심해 최종안에 대한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여론의 눈치만 살피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원칙을 내놓지 않아 학교 현장의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미 대안은 나와있고 사실상 정무적 판단만 남은 상태"라며 "늦어도 연내에는 입법예고 등 법제화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새 학기부터는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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