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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VS 정보당국, 두뇌싸움 불꽃

알카에다, 예행연습까지 벌인 치밀함, 미·사우디 정보당국, 테러기도 사전 간파

테러를 저지르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 알-카에다와 미국.사우디 정보당국 간 불꽃 튀는 두뇌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예멘에서 미국으로 폭탄소포 2개를 발송한 단체가 미 정보당국의 추정대로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맞다고 가정한다면 알-카에다는 이번 테러를 성공시키기 위해 상상을 뛰어넘는 치밀함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알-카에다는 실제 폭탄소포를 발송하기에 앞서 예행연습 차원에서 지난 9월 일반 소포를 미국 시카고로 발송, 화물의 이동 경로와 각국 보안당국의 검색 수준을 점검하려 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책과 논문, CD와 여타 가사용품 등이 담긴 평범한 국제 소포를 보냄으로써 알-카에다는 운송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배송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는 어느 순간에 폭탄을 터뜨리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을지를 가늠케 만들었을 것이라는 게 미 당국의 추론이다.

이번 폭탄소포는 예멘 사나∼카타르 도하, 도하∼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2개 노선에서는 카타르항공 소속 여객기로 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144∼335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여객기들이 운항하는 도중에 폭탄이 터졌다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알-카에다의 치밀함은 소포 폭탄의 정교함에서도 잘 드러난다.

폭탄소포는 프린터의 잉크 카트리지 속에 고성능 폭약 PETN을 숨겨 넣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HP 레이저젯 프린터에는 각각 400g과 300g의 PETN이 은폐돼 있었다. 이는 집 한 채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양이다.

영국 경찰이 공항에서 문제의 프린터를 발견하고도 한때 폭약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결론내렸을 정도로 폭탄소포는 전문가들조차 속일 수 있는 수준의 정교함을 과시했다.

예멘에서 소포를 발송할 당시에도 발송인 명의는 사나대학에 재학 중인 여대생의 이름을 도용함으로써 예멘 수사기관에 혼선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알-카에다가 아무리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해도 미국과 사우디 정보당국 또한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만은 않았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 9월 알-카에다가 예행연습 차원에서 발송했던 국제 소포를 중간에 확보해 의심화물로 분류하고, 항공화물을 이용한 알-카에다의 테러 시도 가능성을 간파했다.

사우디 정보기관으로부터 폭탄소포의 정보를 접하고 신속하게 영국과 UAE 공항에서 문제의 소포를 적발할 수 있었던 것은 9월의 수상한 소포 사건 이후 알-카에다의 항공 테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사우디 정보기관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알-카에다 조직원으로부터 이번 테러 기도와 관련한 정보를 입수해 알-카에다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사우디로부터 수배를 받고 있던 사우디 국적의 알-카에다 요원 자비르 알-파이피는 자신을 기소하지 말아달라는 조건을 내걸고 테러정보를 사우디 정보기관에 누설했다.

예멘 보안당국은 사우디가 알-파이피를 이중첩자로 활용하기 위해 알-카에다에 침투시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우디는 실제로 자국의 안보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예멘 내 알-카에다의 테러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예멘에서 수 많은 정보원들을 고용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내 알-카에다의 동향 및 테러 정보와 관련해서는 사우디가 당사국인 예멘보다도 훨씬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이 정보 분야에서는 정설이 돼 있다.

결국 이번 테러는 도중에 적발됨으로써 알-카에다 입장에서는 실패한 작전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추가 테러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정보당국의 승리로 귀결됐다고 말하기에도 이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알-카에다와 정보당국 간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이번 사건으로 말미암아 다시금 테러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는 현실이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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